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100㎿(메가와트)급 AI를 위한 데이터센터(AIDC) 건설을 협의 중이다. 투자 규모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7일 SK케미칼로부터 울산시 남구 횡성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약 283억원에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SK케미칼이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내 보유하고 있던 유휴부지로 면적은 1만9834㎡(약 6000평)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이 부지를 활용해 100㎿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100㎿급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 장이 들어가는 규모로, 현재 국내 최대 연산력을 보유한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센터(46㎿)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거대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 등 대규모 AI 연산에 특화된 전용 인프라로 구축될 예정이며,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지난 3월MWC25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식 언급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글로벌 1위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 AWS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파트너십은 아직 협상 중으로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할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입지 여건에서도 큰 강점을 가진다. 부지는 SK가스의 LNG 열병합발전소와 인접해 있어 직접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GPU에서 발생하는 열 제어를 위해 울산 북항의 코리아에너지터미널과 클린에너지복합단지에서 발생하는 LNG 냉열도 활용할 수 있다. SK가스는 영하 162℃의 LNG를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 에너지를 회수·활용하는 고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울산시도 SK그룹의 데이터센터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정부의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지난해 6월 시행됨에 따라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도입됐는데, 울산시는 이 법을 기반으로 2026년부터 시행될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특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특구로 지정될 경우 데이터센터가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저렴한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져 운영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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