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은 이 자세를 싫어합니다, 봄철 무릎관절증 환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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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이 자세를 싫어합니다, 봄철 무릎관절증 환자 증가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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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기봉 교수가 무릎관절증을 호소하는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는 봄철에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근육은 관절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를 줄여주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활동 등 활동량이 늘어나면 아직 경직돼 있는 근육이 무릎 관절을 잡아주는 힘이 부족해 통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노년층 뿐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기봉 교수와 함께 무릎관절증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무릎 연골 손상되면 자칫 인공관절 수술까지

무릎관절증은 무릎에 통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관절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8년 287만4179명에서 2022년 306만5603명으로 6.7% 증가했다. 특히 봄철이 되면 더욱 늘어난다. 실제 2021년 2월 57만4391명이었던 무릎관절증 환자 수가 3월에는 70만2725명으로 22%가량 크게 늘었다.

무릎 연골은 무릎 관절 위아래 뼈 사이에서 일종의 쿠션처럼 완충 역할을 하는데 심한 충격이나 지속적인 자극에 닳거나 파열되기 쉽다. 뼈에는 신경세포가 있어 통증을 일으키지만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일정 부분까지 닳아 관절 뼈가 서로 맞닿아 마찰을 일으킬 때에야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 관절염은 이러한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노화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에게서 80%이상 비율로 나타난다. 하지만 무조건 노화가 원인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체중이 과도하게 나가 무릎에 부담이 주거나 사고로 무릎에 부상을 입었을 때, 무리한 운동, 장시간 서서 일하는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무릎 관절염 증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봄철의 날씨나 환경 변화도 통증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일교차가 크고 날씨 변화가 잦은 경우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또 건조한 날씨에는 관절액의 윤활 기능이 저하돼 마찰이 커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봄철에는 운동이나 야외활동 등으로 신체 활동량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해져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 연골이 손상되면 초기에는 계단을 이용하거나 오래 앉아있다 일어날 때 약간의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끼는 정도의 간헐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기 때문에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방치하다 중기로 접어들면 통증이 심해지고 오래 걸으면 특별한 이유 없이 무릎이 붓기도 한다. 말기가 되면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과 다리 변형 등이 일어나 치료의 단계를 넘어 최후의 수단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할 수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기봉 교수는 “무릎은 관절이 잘 굽혀질 수 있도록 윤활유가 들어있는 관절 주머니 활액막이 있다”며 “그런데 무릎을 많이 사용하면 이 활액막이 자극을 받아 염증세포를 생산하게 되고, 관절액이 증가해 주머니가 팽창하면서 압력이 높아져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리한 운동 피하고 양반다리 자세 등 지양

무릎 관절증에는 추벽 증후군과 퇴행성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있다.

박기봉 교수는 “앉았다 일어나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기만 해도 ‘뚝뚝’ 또는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소리가 나도 별 통증이 없다면 큰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리에 통증까지 있다면 추벽 증후군이나 퇴행성 골관절염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추벽 증후군은 무릎의 대퇴골과 슬개골 사이에 있는 추벽이라는 얇은 막이 압박을 받거나 반복적인 사용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약물과 물리치료가 우선이지만, 심할 경우 관절 내시경으로 추벽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골관절염인 퇴행성 골관절염은 연골이 서서히 손상되거나 노화로 인한 퇴행에 의해 관절을 이루고 있는 인대 등의 조직이 손상되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골관절염이 진행되면 쪼그려 앉지 못하거나 무릎이 쭉 펴지지 않는 등 무릎 운동에 제한이 생겨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박 교수는 “밤에 두 다리를 펴고 못 자고 또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이 뻣뻣하다고 하는데, 이럴 경우는 류마티스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노화로 인해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퇴행성 골관절염과는 달리, 류마티스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류마티스는 혈액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며 “다만 조기 치료를 놓칠 경우, 수년 내에 관절변형이 일어나는 병이기 때문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꿇어 앉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자세들은 무릎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긴장하게 만들어 무릎 건강을 크게 해치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며 “의자에 바로 앉거나 누워서 발목을 위로 올린 상태로 무릎을 펴서 다리를 들어 올린 자세를 유지한 상태로 30초간 유지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무릎에 부담이 적은 걷기, 수영, 실내 자전거 등의 저강도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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