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의 KTX 이용률이 전국 특·광역시 중 최하위권에 그쳤다. 울산이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고속철도 교통 오지’라는 불명예를 쓴 셈이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울산의 KTX 이용자 비중은 3.3%로, 특·광역시 중 인천 다음으로 낮았다. 전국 평균(6.7%)과도 큰 격차다. 동구와 북구를 비롯해 광역시 울산시민들 상당수가 고속철도 서비스로부터 소외돼 있음을 시사한다.
울산시민들의 KTX 이용이 저조한 가장 큰 요인은 ‘접근성’ 부족이다. 울산역은 도심에서 무려 16.8㎞ 떨어진 외곽에 자리 잡고 있어, 전국 KTX 정차역 중 이동 거리가 가장 길다. 마치 KTX 울산역이 도심 외곽지에 외딴섬처럼 먼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지리적 제약 탓에 시민들이 KTX를 이용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곧 이용률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대중교통 연계 강화, 도심~KTX역 간 이동 시간 단축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곽에 위치한 역의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울산 KTX 이용률을 높이는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부산 노포에서 양산 웅상과 울산 신복을 거쳐 울산역을 연결하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건설(총연장 48.8㎞)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이 사업(3조424억원)은 울산시 도시철도계획(1~4호선)에서 소외된 신복~KTX 울산역 간 울주민들에게는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더딘 예비타당성 조사에 발목이 잡혀 있다. KDI의 예타 조사 결과 발표는 당초 지난해에서 올해 6월로, 다시 2026년으로 고무줄처럼 미뤄졌다. 부·울·경 시도지사들은 최근 지방 불균형 발전 해소와 경제 공동체 실현을 위해 6·3 대선 공약 사업 반영을 추진 중이나, 반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는 부·울·경이 1시간 생활권을 공유하며 광역 경제 협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핵심 교통 인프라다. 도심에서 KTX 울산역까지 접근성을 개선해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진정한 고속철도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광역철도에 대한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더 이상 ‘기다림의 고통’이 되지 않도록 울산시와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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