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진남루 편액 재활용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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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진남루 편액 재활용해 제작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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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남루
▲ 태화루 편액.
유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정보들이 보일까? 유물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과학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물이 지닌 각종 정보들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울산박물관에서는 소장유물인 태화루 편액(扁額)의 숨겨진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자연과학적 분석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태화루 편액은 박물관에 보관되기까지 울산의 많은 역사를 품고 있다. 본래 울산 중구 북정동 옛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울산 객사의 남문루에 걸려 있었다. 울산 객사는 학성관이라 불렸으며, 태화루는 그 정문 역할을 했다. 이 태화루는 태화교 옆에 있었던 원래의 태화루와는 다른 건물이었다. 원래의 태화루는 임진왜란 무렵 멸실되었는데 그 후 중건되지 못했다. 1940년 울산도호부의 학성관 남문루가 헐리자 학성이씨 월진문회가 남문루를 구입했고, 이 때 남문루에 걸려있던 태화루 편액도 같이 소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2011년 학성이씨 월진문회는 보관하고 있던 태화루 편액을 울산박물관에 기증했고, 울산박물관은 개관 당시인 2011년 6월 역사실에 전시해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이러한 태화루 편액은 역사적 다양한 주장과 이야기만 있을 뿐, 정확한 역사적 근거는 없는 상태로 감춰진 수수께끼를 풀어보기 위해 2012년 5가지 조사 방법으로 분석을 했었다.

태화루 편액은 양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한쪽면에 태화루, 다른면에 진남루란 글자가 있다. 편액에 남아 있는 안료는 백색, 검정색, 적색으로 분석 결과 현대의 화학적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덧칠되거나 수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외선으로 본 태화루 편액은 묵서나 낙관의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진남루 편액 아래쪽에 새로운 판재를 덧대어 태화루 편액을 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진남루 글씨는 태화루 편액에 재활용되었으므로 덧댄 부분의 판재가 후대의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수종 분석, 연륜연대를 실시했다. 편액에 사용된 목재는 소나무(적송류)류이며, 진남루의 연륜연대 분석 결과는 1636년 직후에 벌채된 목재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었다. 태화루 편액은 연륜의 수가 적어 연륜연대가 나오지 않아 방사성탄소연대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1798년~1839년으로 산출되었다. 하지만 산출된 연대는 확률적으로 44.8%에 불과해 정확한 제작 연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산출된 연대는 모두 1636년 이후의 연대로 나왔으므로, 태화루 편액의 제작연대는 진남루 편액보다 후대의 목재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태화루 편액의 글씨를 서거정이 썼다는 말이 있으나 밝혀진 제작연대로 보아 서거정이 살았던 시기와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태화루 편액의 수종과 제작연대를 추론해 볼 수 있었다.

이 결과들은 태화루 편액의 중요한 정보로 기록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는 계속된 전시로 안정화를 위해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황선혜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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