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R의 공포’ 현실화, 포퓰리즘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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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R의 공포’ 현실화, 포퓰리즘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 경상일보
  • 승인 2025.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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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복합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에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끌어내렸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46%)이 역성장한 데 이은 충격적인 전망치 하향 조정이다. 우리 경제가 그만큼 ‘경기 침체’라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음이다.

KDI는 14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1.8%), 한국은행(1.5%). OECD(1.5%), 국제통화기금(1.0%)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 침체의 장기화에 더해 정치 불안, 미국발 관세 충격 등이 내외적인 복합 악재가 작용하며 경기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KDI는 이처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춘 주요 원인으로 건설, 소비 등 국내 수요의 동반 부진을 지목했다.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숙박·음식 등 서비스 소비 둔화와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도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라 통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상승하면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봤다.

안타까운 점은 6·3 대선 주자들의 포퓰리즘 공약 행보다. 너나 할 것 없이 재정을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로 한국 경제를 ‘성장 궤도’로 되돌리겠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넘쳐난다. 위기가 닥쳤는데도,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난무한다. 마치 북극해의 빙산에 충돌해 침몰하기 직전까지 화려한 파티를 즐긴 타이타닉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형국이다. KDI는 이날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재정 지출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건전 재정 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수 감소와 국민연금 지급 보장 법제화 등을 고려할 때, 재정 건전성을 위한 사전적 노력이 긴요하다는 주문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선심성 공약이 아니라,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현실 인식과 실효성 있는 경제 정책이다.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거나 재원 조달 방안이 미흡한 공약들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만 줄 뿐이다. 지금은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경제 활력 회복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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