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울산 처용,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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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울산 처용, 현재 진행형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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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지난 3월 중국, 상해 3D프린팅 국제전시회를 다녀왔다. 중국의 3D프린팅 개발과 응용 현황을 보고, 체험하기 위함이었다. 출장에 대한 일정과 기대감을 SNS에 공유했다. 10여년 전에 석사 학위를 받고 이후 포르투갈, 네덜란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베트남, 중국 제자가 연락이 왔다. 베트남 제자 Dr. Tuan는 상해 자동차분야 AI 전시장에 오는데 인사드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AI SW 회사를 창업, 100여명의 직원을 책임지고 있는 CEO이다. 중국 제자 Liu는 중국 샤먼대학 부교수로 수업시간을 변경해 만나러 오겠다는 것이다. 타국에서 외국 제자들과의 만남은 정말 큰 보람인 동시에, 이 학생들에게 ‘나’라는 존재가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음에 감사했다.

2018~2019년에 울산시-울산TP-울산대는 소형전기차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베트남에서 실증하려고 했다. 가장 큰 난관은 베트남 정부의 인허가가 문제였다. 그러나 이는 간단히 해결됐다. 바로 이미 당시에 울산대에서 석, 박사를 수학한 300여명의 졸업생들이 베트남의 주요 대학, 정부기관, 기업체 등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중앙정부 무역사업부 Dr. Binh 과장은 우리 사업을 자신의 일처럼 적극 지원해 줬다.(경상일보 2018.08.19. 기사) Binh 과장의 여동생도 우리 대학에서 석사를 한 울산대 가족이다.

우리나라는 가장 인구소멸이 빨리 진행되는 나라이다. 동시에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 소멸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K-POP, K-Drama 등의 K-영향과 안전한 사회라는 인식으로 역대급으로 외국 관광객, 근로자들이 입국하고 있고, 다문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울산대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베트남 주요 대학과 MOU 체결해 우수한 베트남 학생들을 석, 박사과정으로 유치했고, 이들이 25년이 지난 이 시점에 좋은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 대학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소)은 1998~2000년에 베트남에서 현대비나신(HVS) 조선소를 만들어 베트남이 조선건조 분야 세계 5위권을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경상일보 2009.4.3.일자, 중앙일보 2023.6.14. 기사 등) 필자도 비나신조선소를 견학한 바 있는데 비나신 인근 나트랑대학에 울산대 출신 Dr. Vu 교수는 나트랑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1순위는 현대비나신조선소라는 것을 전해줬다. 여기서 숙련한 우수 기술자들이 현재 우리 조선사의 인력 주요 공급처가 되고 있다. 이런 때마다 고(故)정주영 회장님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울산은 처용 전설이 있다. 처용에 대한 해석은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울산이 신라의 국제무역 항구임은 검증이 된 사실이다. 경주 원성왕릉의 아랍 무인상은 울산 처용과 결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아랍 무인상은 주요 관직을 가졌음을 나타내고, 상당한 지식인임을 알려준다. 이는 현재 울산대에 수학 중인 베트남, 중국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우수한 해외 석, 박사 인력과 역사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공대 주요 학부 최상의 우수 인재들이다. 이들은 졸업 후 각자의 나라로 귀국해 학계, 정부, 기업의 주요 요직을 맡게 되며 결국은 우리나라와 울산시의 미래 자산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외국학생들에게 ‘너희는 울산시민’이라는 것을 늘 얘기한다. 20여년전 졸업생들은 이제 각국에서 자리를 잡았고, 그들의 자녀를 우리나라와 울산대에 유학 보내려고 한다. 즉 대를 이어 대한국민, 울산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울산 처용을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고, 우리 시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 대응이 필요하다. 해외고급인재 개발, 관리, 육성을 위한 ‘처용해외고급인재연구센터(필자의견)’같은 전문관리기관이 필요하고, 이들이 우리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민 교양교육, 그리고 해외 석, 박사인력들의 철저한 기술보안 교육을 통한 주요 첨단 기술 유출을 막는 교육 등도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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