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울산 북구 퇴직자지원센터. 퇴직 후 자격증 공부, 재취업, 봉사활동 등 ‘제2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은퇴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1964~1974년생 2차 베이비부머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사회 참여와 자격증 취득에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최정희씨는 20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정년 4년을 남겨둔 시점에 조기 퇴직했다.
그는 “요즘은 80세까지 일하는 시대”라며 “퇴직 후 1년은 온전히 나를 회복하는 시간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취미생활과 운동으로 삶의 균형을 찾은 뒤 2년 차부터는 자격증 공부에 돌입했다. 현재는 장애아동 돌보미로 활동 중이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대학까지 다니고 있다. 그는 센터에서 만난 동료들과 ‘미래정원숲이음단’이라는 봉사단체를 꾸려 총무로도 활동 중이다.
지역 공공기관에 근무하다 퇴직한 박찬두씨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지난해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최근에는 환경교육사 자격을 위해 부산까지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센터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재취업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박씨는 “실업급여와 국민연금 사이 약 3년의 공백 동안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컸다”며 “퇴직 전 최소 10년 전부터 방향을 잡고 준비하지 않으면 재취업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은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흐름이 확산하자 기업체들도 이에 호응해 예비 퇴직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세주 북구퇴직자지원센터 담당자는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 세대에 비해 자기 주도적이고 교육에 대한 수요도 높다”며 “은퇴 이후 삶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