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전국의 유권자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뽑기 위한 중대한 선택에 나선다. 울산지역에서도 269곳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사전투표 성적을 받아든 울산은 본투표에서 뒷심을 발휘해야 한다. 한 표는 작지만, 모든 변화는 그 작은 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시작부터 판세가 기운 채 전개됐다. 지난달 29~30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도 그 흐름은 명확히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권에서는 사전투표율이 50%를 넘기며 높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은 20~30%대에 그쳐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저조한 사전투표율은 보수진영 유권자들이 탄핵 정국과 국민의힘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과 혼선을 지켜보며 실망하고 냉소에 빠졌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냉소와 외면은 정치를 바꾸지 못한다. 진정한 변화는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행사하는 한 표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공정한 선거사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전투표 첫날부터 투표용지 반출, 대리투표 등 관리 부실 사고가 전국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국민적 불신을 자극했다. 결국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관리 미흡을 일부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정도였다.
울산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들이 선관위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결과의 정당성뿐 아니라 그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서도 비롯된다. 이번 본투표와 개표는 단 한 건의 실수도 없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관리돼야 한다. 선관위의 무결한 관리가 선거의 신뢰를 지키는 보루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혼란’이 아닌 ‘안정’이다.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정쟁과 갈등으로 국민들은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복지, 일자리, 물가, 주거 문제 등 민생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개혁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으나,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경제 안정이다.
그러나 연일 계속된 선거운동의 네거티브 공방은 유권자들을 지치게 했고,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바로 지금, 이런 때일수록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 있는 선택이 절실하다.
투표는 불신을 견제하고, 변화를 일으키며, 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시민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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