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6월6일은 제70회 현충일이다. 연휴를 이용해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현충일에 조기를 게양하지 않는 가구들이 많다는 언론 보도가 예상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현충일임에도 불구하고, 쉬는 날로만 여기고 있는 세태가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기만하다.
2010년 6·25전쟁 60년 행사 때의 일이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UN을 방문하여 6·25전쟁에 UN이 참전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단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만나 감사의 마음을 담은 ‘Thank You’ 액자를 전달했고, 총장은 “UN이 많은 나라를 지원했지만, 이렇게 직접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처음이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60년만에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였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였다.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고 나라를 위한 희생에 감사한 마음으로 국민의 일치된 마음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이다.
국가보훈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에게 그 은혜를 갚는 것이다. 희생과 공헌에 대해 최대한 보상하고, 영예로운 삶이 유지되도록 보장하며, 명예를 존중하고 기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정의하였는데, 외부의 도전을 이겨내고 나라를 지켜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국가와 역사가 존재하는 것이다. 보훈의 본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감사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충일은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기리는 날로, 1954년 4월 동작동 국군묘지가 개장된 그해 6월6일에 첫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되었다.
6월6일을 현충일로 지정한 이유는 6·25전쟁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혼을 기리기 위해서는 6·25전쟁이 발발한 6월이 가장 적합한 시점이며, 예로부터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 망종이 그해 6월6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호국보훈의 달 슬로건은 ‘일상 속 살아있는, 모두의 보훈’이다. 부제로는 ‘그들이 지켜낸 어제, 우리가 피워낼 내일’이다. 국가유공자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어제의 역사가 오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끌었음을 조명하는 동시에 이제 오늘의 우리가 그 헌신을 기억하고 보답하며 미래로 이어지는 보훈 정신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반영하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울산보훈지청에서도 현충일 추념식과 국가유공 4형제 전사자 추모제, 호국영령 위령제 등을 통해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추모할 예정이다.
그리고 울산보훈대상 등 모범 국가유공자에 대한 포상과 일상생활 속에서 보훈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한마당 행사와 6·25전쟁 영웅에 대한 감사 편지쓰기 및 나라사랑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달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작지만 의미있는 일을 제안드린다. 현충일에 조기를 게양하고, 가까운 현충탑을 찾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에게 감사하고 추모하는 일부터 실천해 보자.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 ‘보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제복 근무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심화된 사회적 갈등을 넘는 길이며, 튼튼한 대한민국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방편이 될 것이다.
강석두 울산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