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갑작스런 두통·안면마비, 뇌혈관 ‘꽉’ 막혔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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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갑작스런 두통·안면마비, 뇌혈관 ‘꽉’ 막혔을수도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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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박현석 과장이 뇌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의 뇌 CT 결과를 살피고 있다.
봄이 지나고 한 낮 기온이 27~29℃에 이르는 여름철이 어느덧 다가왔다. 여름철이 되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다양한 건강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뇌경색’이다. 여름철엔 높은 기온으로 체온이 상승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고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박현석 과장과 뇌경색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 체내 수분 부족 뇌경색 발생 위험↑

대표적인 뇌질환으로는 뇌졸중이 꼽힌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손상이 오고 인지기능 장애, 신체장애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나뉜다. 뇌출혈은 3~4월과 9~11월 등 기온 변화가 큰 환절기에 발병률이 높은 반면, 뇌경색은 여름철에 발병이 증가한다. 2023년 8월에 뇌졸중 환자가 늘어난 것도 뇌경색 영향이 크다.

울산병원 신경외과 박현석 전문의는 “뇌경색은 뇌로 가는 혈관이 혈전이나 색전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서, 해당 부위의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끊기고 결국 뇌조직이 손상되는 중대한 허혈성 뇌질환”이라며 “혈류가 막힌 부위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 분 내에 뇌세포 괴사가 시작된다. 막히는 혈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때로는 경미한 증상부터 시작해 점차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에는 고온 환경에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워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이 쉽게 형성되면서 뇌경색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혈액이 끈적해지고 혈류 속도가 느려져 뇌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혈관 수축과 자율신경계 자극이 더해지면 혈류 불안정성이 심화돼 뇌경색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박현석 전문의는 “더운 날씨 속 무리한 활동, 불충분한 수분 섭취, 냉방기기 사용에 따른 급격한 온도 변화는 뇌경색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부정맥 등 뇌혈관질환의 위험 인자가 있는 분들은 여름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뇌혈관이 이미 좁아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혈류가 차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과도한 음주, 수면 부족, 스트레스 역시 혈압과 심박수에 영향을 주어 뇌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일상 생활 전반에서 건강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골든타임 지켜야…적절한 수분 섭취 중요

뇌경색은 발생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얼굴 마비로 인한 균형 장애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 감소, 저린 느낌 △입술 둔해짐, 말하기 어려움, 이해력 저하 △눈 시야가 좁아집, 갑작스런 시력 저하 △어지럼증, 균형 감각 상실, 움직임 제한 △극심한 두통 발생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거나 혼수상태 등을 들 수 있다.

박 전문의는 “이러한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CT 또는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뇌경색은 발병 후 3시간 이내(골든타임)에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 이 시간을 놓치면 뇌손상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진행돼 언어장애, 반신불수, 치매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뇌경색의 치료는 증상 발생시간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우선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내원 시 혈전 용해제 투여를 시도해볼 수 있다. 혈전 용해제는 뇌혈관을 막은 혈전을 녹이는 예후가 좋은 치료로 뇌의 혈액 공급을 복원하고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두번째로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에 내원한다면 큰 혈관이 막힌 경우 직접 제거하는 혈관 내 시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는 혈전을 제거하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혈전 용해제 치료를 실패했을 때도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까지도 혈관 내시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뇌경색은 악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치료를 놓친 경우 합병증을 예방하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 투여, 혈압이나 당뇨 관리 등이 필요하고 원인을 파악을 위해 여러 가지 검사들과 약물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규칙적인 수분 섭취 등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박 전문의는 “하루 8잔 이상의 수분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마다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하디”며 “또 짜고 기름진 음식 대신 저지방 단백질 등 건강한 음식과 신선한 과일, 채소를 먹고, 하루 30분~1시간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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