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활의 도시’를 선포했다. 울산을 ‘활의 시원’이자 세계 궁도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7000년 전 신석기인이 남긴 반구대 암각화를 기원으로 삼아, 전통 활 문화의 세계화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울산이 산업도시를 넘어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해가고 있다.
12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활의 시원, 대한민국 울산에서! 세계를 향해 쏴라!’ 주제로 열린 울산 선언식은 울산이 전통 활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상징적 출발점이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은 활의 시원이자, 이제는 세계 궁도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며 “이번 선언이 궁도문화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이 역사적 유산인 활 문화를 도시의 정체성과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 승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번 울산선언에는 궁도의 문화유산 계승·발전, 세계궁도연맹 창설, 세계궁도센터 육성과 울산본부 설치, 세계궁도대회 정례 개최, 국제 보존·진흥 협력체계 구축 등 5대 핵심 과제를 담았다. 활쏘기를 단순한 전통문화 보존 차원을 넘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계승하고 확산하려는 의지를 담은 실행계획이다.
‘활의 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반구대 암각화 속 활 쏘는 인물은 단순한 사냥 장면이 아니다. 이는 생존의 기술을 넘어 의례와 공동체 신앙이 담긴 시각적 기록이자, 활쏘기의 원형을 보여주는 인류 문화의 귀중한 유산이다.
이에 시는 전통활쏘기진흥조례 제정, 전용센터 건립, 세계궁도대회 유치, 국제공동연구와 정책포럼 등 다층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전통문화 복원에 더해 문화관광과 교육, 도시 브랜딩을 엮는 종합 프로젝트로, 전통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넘어서려는 방향 전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울산이 ‘활의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기반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통 활 문화를 시민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여기에 더해 국제교류, 문화 교환, 도시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전략이 실행력을 갖춰야만 한다.
울산이 당긴 활의 시위는 이제 세계를 향하고 있다. 그 화살이 멀리, 그리고 정확히 날아가기 위해서는 단단한 문화적 토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울산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과 역량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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