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산업단지 또 화학물질 사고…통합 파이프랙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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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산업단지 또 화학물질 사고…통합 파이프랙 속도 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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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산업단지에서 또다시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울산 온산국가산단의 한 화학물질 제조공장에서 강한 독성을 지닌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이 작업 도중 누출되며, 50대 노동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흡착포 등을 동원해 제거 작업을 벌였으나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울산 산업단지는 “자고 나면 사고가 터진다”는 말이 나올 만큼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올 들어서만도 여러 차례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단의 화학물질 제조업체에서 반응기 내부 흡수제를 교체하던 노동자가 밀폐 공간에서 질식해 숨졌고, 2월 10일에는 온산읍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내 화학탱크에서 정전기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는 산업현장에서 기본적인 위험 요인조차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 국가산단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밀집해 있어, 잠재적인 ‘화약고’로 불린다. 울산미포와 온산국가공단 내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사업장 수는 전국의 약 25%에 해당하는 470여 곳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전국 국가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 가운데 약 22%가 울산에서 발생했다. 또한 울산 석유화학단지 지하에는 총 1,775㎞에 이르는 배관이 매설돼 있으며, 상당수가 설치된 지 30~40년이 지난 노후 배관이어서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석유화학단지 내 노후 지하배관 중 극히 일부(3.55㎞)만 지상으로 끌어올려 산업단지의 안전성을 높이는 ‘통합 파이프랙 사업’은 표류 중이다.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험물안전관리법 등 관련 법에 발목이 잡혀 실시설계가 중단되고, 사업비도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울산시는 산업부와 협의를 거쳐 하반기부터 1년간 ‘석유화학단지 안전성 제고를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전거리 확보, 차단벽 등 보호시설 설치 등 다양한 해결책을 포함한 용역안을 마련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이야말로 관련 법령을 면밀히 검토해,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과 안전당국도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유해화학물질의 반응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총체적인 안전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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