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를 넘어 동북아시아 최대의 ‘AI 데이터 허브’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약 5조4700억원을 단독으로 투자해 울산에 대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센터 유치를 넘어, 울산 산업의 체질을 첨단 디지털 기반으로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울산시와 SK그룹은 오는 20일 미국 AWS와 협력해 총 7조원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남구 황성동 일대에 2029년 2월까지 100㎿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전력은 인근 SK가스의 LNG 열병합발전소에서 공급받을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1GW 규모까지 확장해 동북아 최대 인공지능 연산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SK그룹이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세계 1위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인 AWS로부터 5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해 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의 대규모 직접 투자를 국내 지방 산업도시로 끌어들인 매우 이례적이고 의미 있는 성과다.
울산은 물론 대한민국 디지털 산업 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킨다는 측면에서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에는 김두겸 울산시장의 ‘친기업 행보’와 ‘적극적 행정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시는 과거 대형 투자 유치에서 입증한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구체적인 로드맵과 부서간 유기적 협업 체계를 선제적으로 제시해 글로벌 기업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시가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도 맞닿아 있는 전략적 성과로 평가된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소모하는 시설인 만큼, 에너지 자립성과 안정적 전력 공급 기반은 핵심 인프라 조건 중 하나다. 이에 시가 추진하는 전력 자립형 분산에너지 시스템과 AI 데이터센터의 결합은 지속가능한 디지털 산업 생태계 모델로, 다른 도시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전환점 삼아,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미래형 산업 도시로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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