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내버스 임금 10.18% 인상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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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내버스 임금 10.18% 인상 이래도 되나
  • 경상일보
  • 승인 202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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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인 전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대중교통을 ‘시민의 발’이라 한다. 시민들의 삶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최근 광주, 울산 등 대도시의 시내버스 노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울산은 지난 7일 파업 하루만에 임금협상을 타결했으나 광주의 경우 시내버스 노조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반 서민들은 ‘시내버스 파업’이라는 말만 들어도 온갖 걱정을 해야 할 처지다. 이같은 서민들의 걱정을 매년 연례행사처럼 들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 아닌가.

시내버스는 어느 도시를 불문하고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면 유지를 못할 만큼 경영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특·광역시의 경우 많게는 수천억원에서 적게도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엄청난 재정을 시내버스 운행에 지원하고 있다. 울산 시내버스는 민간업체가 노선을 운행하고 적자의 96%를 시가 지원하는 구조로 적자보전금 등으로 연 1600여억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의 울산시내버스 노사 임금협상 타결을 보고 또 한번 기가 막혔다. 기사들의 임금을 10.18%나 인상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수준의 인상률이다. 군인과 공무원 월급 3%, 대기업 인상률 5%미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2.3% 등을 비교하면 시내버스 기사 임금 10.18%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울산은 지하철도 없는 처지이기에 시내버스가 멈춰서면 별다른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시내버스업계 노사모두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이유로 시민을 볼모로 삼아 혈세를 매년 점점 더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 공적 지원을 ‘무기화’하는 투쟁 전략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제는 이같은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시내버스업계 노사에 의해 휘둘려서 ‘밑빠진 독’에 물 붓듯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겠는가. 이대로는 정말 안된다.

우선 대중교통수단을 바꿔야 한다. 울산은 지하철이 없다. 그렇다면 지하철을 건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트램’과 더불어 ‘도심 케이블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도시 대중교통 수단으로 ‘도심 케이블카’를 장기적인 교통정책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이블카가 더 이상 관광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케이블카는 이제 선진 각국에서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의 이시카라시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과 퀼른, 볼리비아 라파스, 프랑스 브레스트와 툴루즈, 미국 뉴욕 맨해튼, 영국 런던 등 세계 거대 도시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도심 케이블카를 도입한 바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이미 도심 대중교통용 케이블카가 운행중이다. 2016년 브레스트라는 도시에서 프랑스 최초의 도심형 케이블카 운행을 시작한 후 이젠 도심 대중교통용 케이블카가 상당수 운행되고 있다. 또 남미의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는 케이블카가 대중교통의 핵심이 돼있다. 이곳은 험준한 지형으로 지하철을 건설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케이블카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대중교통수단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도심 케이블카’의 장점을 보면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면서 건설비는 철도나 모노레일의 7분의 1수준으로 지하철이나 고가도로 보다 건설비용이 낮아 훨씬 경제적이다. 수송능력도 시간당 케이블카 6000~7000명으로 버스 2000명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하철 1만8000명보다는 적다. 또 도로를 차지하지 않아 도심공간 활용에 유리할 뿐 아니라 도심경관 조망이 가능해 관광 요소로도 활용된다. 그래서 IMF와 함께 세계 경제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세계은행에서 “공중의 혁신”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하루 시민의 발을 묶어놓고 10.18%란 임금 인상을 챙기는 기막힌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시민이 나서야 한다. 울산의 대중교통이 시내버스에만 의존하는 시대가 끝나길 기대해 본다.

배병인 전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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