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여성 일자리, 수치는 줄고 대책은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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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 여성 일자리, 수치는 줄고 대책은 늦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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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여성 고용률은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이다. 단지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아니라, 이 수치는 울산이 여성에게 얼마나 일할 여건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잣대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일자리 구조와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돌봄 부담 등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울산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울산의 여성 고용률은 47.4%, 경제활동참가율은 48.9%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3%p, 3.9%p 하락했다. 여성 취업자는 1년 전보다 무려 1만5000명이나 줄었다.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남성 중심의 제조업 구조가 뿌리 깊은 울산에서 많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맞벌이 지표도 악화일로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울산의 맞벌이 가구 비중은 1년 전보다도 1.7%p 감소한 40.3%에 그쳤다. 지역 맞벌이 가구 비중은 전국 평균보다도 7.7%p나 낮았다. 업종별로는 여성 취업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에서 고용 둔화가 뚜렷했고, 육아·가사 부담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포기한 여성도 더 늘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가 최근 ‘울산여성일자리협의체’ 회의를 열고, 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9월에는 500명 규모의 ‘울산 여성일자리박람회’를 열고, 총 4200개의 여성 일자리 창출과 취업 연계율 62.5% 달성을 목표로 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이 대책에는 신산업 분야 직업훈련 7개 과정 신설 등 직업훈련 중심의 교육 확대와 함께 여성 취·창업 지원존 조성, 여성 창업지원기금 신설, 여성친화기업 환경개선 비율 상향(기존 70%→90%·최대 500만원) 등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담겼다.

그러나 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지금도 다수의 여성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 여성의 고용환경을 좌우하는 것은 숫자나 선언이 아니라, 노동현장의 구조다. 제조업 중심 산업, 장시간 고정노동, 돌봄 인프라 부족, 유연한 일자리의 부재는 울산 여성 고용의 본질적 장애물로 남아 있다.

여성의 고용은 곧 지역 생산가능인구의 확대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다. 단기 수치 개선에 급급한 일회성 사업이 아닌,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와 유지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건 일할 수 있는 자리다.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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