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울산 산업계가 초비상이 걸렸다.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 해상 물류 마비, 국제 유가 급등 등 지정학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미국발 관세 폭탄 쇼크로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 산업의 수출이 줄줄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울산 산업계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생존의 시험대에 올라선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만약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제조업 도시 울산은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SK에너지와 S-OIL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최대 관문이다. 원유의 경우 대부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99%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운송된다. 중동산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내 전 산업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들어 울산의 수출입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5월 울산의 수출과 수입은 각각 15%대 감소를 기록했다. 수출은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선박, 비철금속, 축전지 등 대부분 품목에서 큰 폭으로 줄었고, 수입 역시 원유와 동광·아연 등 주요 품목이 급감했다. 이러한 감소는 중동 리스크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 위축과 지정학적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고율 관세 조치로 인해 하반기부터 울산의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상반기 0.6% 감소에서 하반기에는 3.8%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울산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7.1%), 석유제품(-19.2%), 석유화학(-4.1%), 철강(-7.2%)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와 지역 기업 차원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에너지 수입 다변화, 물류 우회 노선 확보, 수출입 기업에 대한 긴급 금융 지원 등 다층적인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중동발 리스크 장기화에 대비해 민관 협력 기반의 굳건한 위기 대응 시스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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