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이 ‘AI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은 단순한 착공식을 넘어,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과 AI 데이터센터 출범, 스마트 제조혁신 실현이라는 파격적인 산업 대전환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과감한 세제 혜택과 규제혁신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AI 혁신과 국가 AI 대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대통령에게 울산 앞바다에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는 해저에 서버 10만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AI 데이터센터와 분산에너지 특구가 제공할 전력 기반 위에 수중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지면, 울산은 디지털·에너지·제조가 융합된 ‘AI 실험장’으로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날 출범식에 앞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울산 AI특구’ 지정을 공식 제안한 점이 주목된다. AI 바우처 확대, 인재 양성, 정부 주도 수요 창출 등과 함께 울산을 ‘AI 메가 샌드박스’로 지정해 제조업 기반의 AI 혁신을 본격화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울산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수도권 중심의 AI 생태계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관문이자 정부 균형발전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울산의 ‘AI특구’ 지정은 경쟁력 저하에 직면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AI시대 진입을 앞당기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달 말 최종 지정이 유력한 ‘분산에너지 특구’와 ‘울산 AI특구’가 결합될 경우, 울산은 디지털 제조혁신의 국가 표준 모델로 부상하며 AI 3대 강국 도약의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전통 제조업 도시 울산이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적 제조 환경을 조성하며 ‘AI 고속도로’ 개통에 시동을 걸었다. 이 고속도로의 핵심 거점으로서 울산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AI특구’ 지정은 단순한 제안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정부 차원의 과감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울산시 역시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바탕으로 주도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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