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태화강 파크골프장이 오는 7월1일부터 유료화된다. 지난 20일 열린 남구의회 본회의에서 조례안 상정 보류를 요청하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유료화를 골자로 한 ‘울산시 남구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은 재적의원 14명 가운데 찬성 8표, 반대 6표로 가결 처리됐다.
조례안이 가결되자 그동안 태화강 파크골프장을 운영해왔던 남구파크골프협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료화 시행 초기 갈등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구파크골프협회는 태화강 파크골프장 유료화가 노인들의 건강을 죽이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남구는 2023년 개장한 태화강 파크골프장의 하루 적정 이용인원이 450명 내외인 반면, 최근 700~900명까지 이용자가 몰리며 잔디 훼손과 그린 주변 사막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유료화 배경을 설명했다. 남구파크골프협회가 이용객의 부상 위험, 신속한 경기 흐름을 이유로 무단으로 시설을 변경한 것과 소음 민원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무작정 남구파크골프협회 탓만 할 수는 없다. 남구파크골프협회가 그동안 애정을 가졌던 태화강 파크골프장이 남구도시관리공단으로 위탁되고 유료화되면서 회원들이 느낄 허탈함도 공감된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더 노력해왔다는 회원들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파크골프장 외에 노인들이 스포츠를 즐길 공간이 별로 없는 울산의 현실도 되짚어봐야 한다.
그러나 구민 모두가 이용하는 시설인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료화가 맞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남구파크골프협회가 운영하는 동안 사유화 논적이 끊이지 않았다. 회원과 비회원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회원 간에도 분쟁이 잇따르면서 파크골프장은 지자체들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특히 태화강 파크골프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체육시설임에도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은 ‘남구 노인 놀이터’라고 칭해 논란을 자초했다. 아무리 남구파크골프협회가 태화강 파크골프장을 운영한다고 해도 구민 모두를 위한 시설을 사유화해서 자신들만의 이익을 주장해선 안 된다. 많은 시민들이 남구파크골프협회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의 과정이 어찌됐든 태화강 파크골프장은 7월1일부터 남구도시관리공단에 위탁돼 유료화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남구파크골프협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구민 모두의 시설로 거듭나는 것이다. 더이상 태화강 파크골프장이 갈등과 분열의 상징이 돼선 안 된다. 태화강 파크골프장이 이제는 구민 모두가 이용하는 화합과 통합의 시설이 되길 기대해본다.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