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울산교육과정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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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울산교육과정 연구센터
  • 경상일보
  • 승인 202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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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정 울산청솔초 교사

교육 과정 연구와 관련해 부탁할 것이 있다고 문자가 온 날이었다. 문자에 남겨진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울산교육과정 연구센터라고 했다. 울산교육과정 연구센터는 2024년 3월에 개소해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화 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 25년이 넘도록 학생들을 가르치다 ‘교육과정 연구센터’라는 말을 들으니, 대학에서 초등교육과정을 배우던 때가 생각이 났다. 교육과정을 배우며 학문을 연마했던 초심의 시절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는 학교 안팎으로 교육학 모임을 하며 교육의 역할에 대해 동료 교사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져봤지만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사전을 펼쳐봤다. 연구란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해 진리를 따져 보는 일이라고 돼 있었다. 학자가 아니더라도 교사가 근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소양이라서일까, 알고는 있어도 연구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대해 가르치는 일에만 더 급급했던 교직생활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이 본업임에도 불구하고 세월과 함께 흘러온 교사 생활은 현장에서 치열에게 업무를 수행하고, 학부모 상담에 응하고, 학생생활지도로 상담실을 오가는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기 바빴다.

울산에 교육과정 연구센터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는 교사의 본분을 잊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웠다. 교사로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다 한 줄기 빛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건물의 뼈대와 같아 교육 활동의 가장 근본에 해당되면서도 업무분장표에는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생명과 직결되는 공기와 같이 소중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고 일상적인 당연함으로 그 가치와 중요성이 간과될 때가 있다. 우리 스스로가 그 당연함을 존중하고 가치롭게 느끼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교육 활동이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존경한다. 퇴근 시간대 급하게 온 교원 복무 공문 내용 확인차 통화하실 때 교장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 학기 중 발생된 크고 작은 일에 대처할 때 교원들이 불안에 하거나 불편해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선생님들이 한 학급의 아이들을 맡아 담임으로서 학급경영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대단하고 가치로운 일인지 존중받는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은 어떠한 교육 활동도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롭게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설립된 울산교육과정 연구센터가 이런 교사들에게 등대 같은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현정 울산청솔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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