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소환과 체포영장 발부 관련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이런 맥락에서 ‘영장’을 뜻하는 영어 단어 warrant, 그리고 ‘보증’의 의미로 쓰이는 warranty와 유의어 guarantee의 어원과 의미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warrant와 warranty는 철자상 한 글자 차이지만 용도와 의미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영어 어휘의 뿌리는 라틴어나 그리스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지만, warrant는 게르만어족에서 유래했다. ‘지키다, 보호하다’는 뜻의 고대 게르만어 warjana가 프랑크(Frank)족을 통해 warand라는 말로 정착되어, 북프랑스 지역에서 사용되었고, 이 단어는 노르만(Norman)족을 거쳐 1066년 노르만 정복 이후 중세 영어 warrant로 유입되었다.
초창기에는 ‘보호하다, 법적으로 보증하다’는 의미였지만, 16세기 이후에는 ‘공적인 증서’, 특히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영장’의 뜻으로 좁혀졌다.
14세기에는 warrant에서 명사형 warranty가 파생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보장, 약속’을 뜻했으나 근대 이후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는 공식 문서의 의미로 특화되었다. 오늘날 소비자가 흔히 받는 ‘제품 보증서’가 이에 해당한다.
단어 guarantee의 어원도 흥미롭다. 같은 뿌리를 가진 warand가 고대 프랑스어에 유입될 때, 프랑스어에는 ‘w’로 시작하는 단어가 드물어, 해결책으로 g를 앞에 붙여 ‘guarante’ 형태로 적었고, 이 발음과 철자가 영어로 정착되며 guarantee가 되었다. 17세기경 영어에 도입된 guarantee는 법적, 상업적 보장뿐 아니라 약속, 책임, 품질 보증 등 다양한 상황에 사용되면서 의미가 넓어졌다.
일상적으로 warranty와 guarantee는 모두 ‘보장’이나 ‘보증’의 의미로 쓰일 수 있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warranty는 계약서나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제작사의 공식적 보증을 나타낼 때 사용되고, guarantee는 판매자나 제공자의 약속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보장을 할 때 더 자주 사용된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