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이스라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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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이스라엘을 본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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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기원전 20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지금의 이라크 남부, 우르 지역)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가나안(지금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한 아브라함(Abraham)이 이스라엘 민족(히브리인, 유대인)을 이루었다고 본다. 우주의 시작에서 출발하는 창세기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열두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이 훗날 이스라엘 12지파의 조상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야곱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아 민족과 나라 이름의 기원이 된다.

가나안 땅에 살던 이스라엘 족속 중 일부(히브리인)가 기근을 피해 애굽(이집트)으로 이주했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노예 상태로 전락했다. 노예 생활은 비참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들을 긍휼(矜恤)히 여기신 하나님이 모세(Moses)로 하여금 이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시키는 사건이 출애굽(Exodus)기에 나온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지만 좁은 곳이라 해도 10㎞가 넘는 홍해가 갈라져서 그 바다를 걸어 건넜다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기에 가능하다.

40년간 광야를 떠돌아 가나안으로 돌아온 이들은 사사(Judges) 시대를 거쳐, 사울, 다윗, 솔로몬 등 왕이 다스리는 통일 이스라엘 왕국을 이룬다. 기원전 1200~1000년경의 일이다.

기원전 약 930년에 솔로몬 왕이 죽자, 이스라엘 왕국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갈라선다. 나라가 작아지면 약해지기 마련이다. 기원전 722년, 북이스라엘 왕국이 아시리아의 침략을 받아 멸망한다. 기원전 586년, 남유다 왕국은 바빌론에 의해 멸망되고 주민들은 또 노예로 잡혀간다. 이것이 바빌론의 유수(幽囚)다. 왕정은 여차하면 폭정이 되기 쉽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줄타기처럼 위태롭다. 남유다 왕국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지만 내분으로 자멸한 셈이다.

바빌론(Babylon; 지금의 이라크)에 잡혀간 유다 민족의 지도층, 제사장, 지식인들은 유대인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율법 중심의 신앙과 회당 제도, 성경 편집 작업을 한다. 성전이 파괴되고 없으니 제사 중심에서 율법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이후 기원전 538년에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바빌론을 정복하고 포로 귀환을 허락하니 유대인들은 가나안으로 돌아와 제 2성전 시대를 이룬다. 이란은 1935년에 공식적으로 나라 이름을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변경하였다.

나라가 약해지거나 이웃 나라가 강해지면 위기가 온다. 기원전 334~323년, 알렉산더 대왕은 마케도니아(그리스의 북부)에서 출발해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하는 대원정을 벌인다. 기원전 332년, 페르시아의 속주였던 팔레스타인(유대 지역 포함)을 점령한다. 자연히 헬레니즘 문화가 유입된다.

종교를 모독하고 핍박하는 데에 반발한 유대인들이 봉기하지만 로마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당한다. 그때 파괴된 제 2성전은 벽의 일부만 남아 지금,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이때 뿔뿔이 흩어진 유대인들의 디아스포라(Diaspora)는 건국 때까지 1800년간이다. 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영국의 벨푸어 장관은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의 ‘민족 고향’을 약속하였고 1947년, UN은 아랍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국과 아랍국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이듬해인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은 독립을 선언하고 건국한다. 이후 수차례, 아랍국들과의 전쟁을 이겨냈다. 죽기 살기로 힘을 길렀던 결과다.

이스라엘은 바다와 하늘, 땅, 어디로도 침입당하기 쉽다. 부유한 산유국들인 이웃나라와는 정치와 종교가 다르다.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다. 오히려 메마르다. 살아남으려면 독하고 부강해야 한다. 지식과 기술, 정보, 정신무장이 약하면 먹힌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독일에 의해 600만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나라가 없어 일어난 일이다.

이스라엘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가혹하지만 가자지구(Gaza Strip)의 하마스를 궤멸시켜야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Hezbollah)와 하마스,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응징한다.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면 중동이 아니라 세계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막는다. 이스라엘은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했다. 이제 또 다시 이웃나라의 노예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보다 약 300년 먼저 나라를 세운 우리는 어떠한가?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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