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의 암각화 세계가 인정했다]울산시민 식수 확보 가장 큰 숙제
상태바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가 인정했다]울산시민 식수 확보 가장 큰 숙제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7.17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는 오랜 시간 물에 잠기고 드러나기를 반복해왔다. 특히 반구대암각화는 장마철마다 사연댐 수위가 차오르며 위험에 놓였고, 마르고 젖기를 거듭한 바위 면은 조금씩 부스러지며 큰 우려를 안겼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사연댐 수문 설치를 통해 침수를 막기로 한 결정은 유산 보존에 있어 일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더 이상 멸실 위기에 놓이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앞으로는 유산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보존·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등재 계기로 “물 확보 총력”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지역 유산 보존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함과 동시에 부족한 대체수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반구천 암각화는 울산의 유산을 넘어 세계인의 유산이 된 만큼 정부 차원의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며 “울산시는 기존에 확보하기로 한 4만9000t 외 추가분의 맑은 물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사연댐 수문 설치로 발생하는 하루 4만9000t의 방류량을 울산에 우선 공급하고, 추가 배분량은 대구·울산 간 협의를 통해 정하자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울산시는 이 수량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반구천 암각화 보호를 위해 이미 하루 3만t을 방류 중이며, 수문 설치 이후 추가로 1만9000t을 더 흘려보내야 한다. 지난해 울산시가 진행한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연구 용역’에 따르면 울산은 올해 9만8000t, 2030년 11만1000t, 2040년 12만5000t의 맑은 물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회야댐 리모델링, 지하저류댐 건설, 탈염해수 활용, 대암댐 용도 전환 등 자체 상수원 확보 사업을 병행 추진하면서도, 운문댐 물 최대 수량 확보를 국가 계획에 반영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물을 낙동강으로 연결해 낙동강 수량을 늘리고 자연 정화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울산과 충청권은 한강권·낙동강권으로 수계가 달라 실현까지 난항이 예상되지만, 시는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 아래 정부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또 시는 경주시가 추진 중인 대종천댐 조성 사업에도 힘을 보태 맑은 물을 공급받겠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이미 주낙영 경주시장과 협의를 마쳤으며, 환경부에도 여러 차례 관련 사항을 건의한 상태다.

◇풍부한 스토리텔링 자원, K-콘텐츠로 확장

시기별로 각기 다른 동물, 인물, 사냥 장면이 새겨진 반구천 암각화는 다양한 이야기 자원을 품고 있어 영상, 문학, 게임, 애니메이션, 디자인, 축제 등 여러 장르로 확장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반구천 암각화를 중심으로 한 복합 문화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울산시는 국내외 전문가와 협력해 4차 산업 기반의 디지털 복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글로벌 학술대회 및 어린이·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MZ세대와 글로벌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공간의 제약을 넘어 암각화의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반구천 일원을 관광 명소화하는 노력과 함께 한반도 바위그림의 가치를 널리 확산시키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명예교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암각화 내용을 이해하려는 전통적 관광 방식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암각화 내용과 가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여러 분야에 활용한다면 공간적 제약 없이 확장성을 지닌 새로운 ‘K-콘텐츠’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보존뿐 아니라 문화·관광자원화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추진 중인 ‘역사문화 탐방로 조성사업’은 3개 코스, 총 11.6㎞ 구간에 주차장· 휴게공간 조성, 습지 경관 개선, 옛길 복원·정비 등을 포함해 2030년 완료를 목표로 175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반구천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장생포 수국 절정…한여름의 꽃길
  • 울산 첫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상업운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