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와 공명에 휘둘리면 고비를 겪는다
공명을 즐겨 마라 영욕이 반이로다
부귀를 탐치 마라 위기를 밟느니라
우리는 일신이 한가하니 두려울 일 없어라 -청구영언 육당 본

사람이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고 했다. 사람에게 이름이 무엇이기에 ‘사나이 대장부가 가는 길에 이름 하나 걸고 거침없이 가노라’고 들 나선다. 역사 속에서 우러러 추앙받는 이름이라면 누구라도 그럴만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으니 문제다. 어제의 최고의 권력자가 오늘의 범죄 혐의로 만 사람 앞에 보이지 말아야 할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부하고 길하고 영화로운 삶이 누군들 탐나지 않을까만 사람마다 분수에 맞는 그릇이 있다. 그릇에 맞지 않으면찬물도 목에 걸리기 마련이다.
배우자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인연은 배우자 선택이다. 서로의 배우자는 자신의 거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배우자 선택이야 말로 인생에 가장 큰 대사다. 그렇다고 누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딱 맞는 배우자를 만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학벌도 배경도 인물도 아닌 인성이라는 생각이다. 아주 평범한 생각과 사고를 지닌 사람이야말로 무탈하게 오래 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배우자를 보면 그 상대가 보인다. 그러니 배우자는 자신의 거울인 동시에 얼굴이라고 봄이 맞는 것 같다. 배우자로 비롯한 인생 고난을 겪는 사람을 많이도 봐왔다.
배우자를 잘못 만나 패가망신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높은 자리에서 나라의 큰 결정권을 휘두르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패가 가정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배우자의 선택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조선 숙종대에 벼슬이 정삼품 절충장군에 이른 김삼현(金三賢)이 벼슬에서 물러나 산수와 자연을 벗 삼아 지은 노래다.
공을 세워 이름을 날리는 것도, 재물이 많고 귀해지면 반드시 위태로운 고비를 겪으니 좋아하지 말라는 시조이다.
부하고 귀함도 하루아침이니 낮은 곳에서 열무김치에 비빔밥이면 또 내일이 있고, 이웃과 인사 나누고 사는 인생이 살만하지 않은가. 소나기 한 줄금 지나가니 잠시 서늘한 기운이 피부에 닿는 청량감이라니…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