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의 도서관 산책(7)]천상도서관은 미래인재 양성 특화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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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도서관 산책(7)]천상도서관은 미래인재 양성 특화도서관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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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란 칼럼니스트 문헌정보학 박사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길 끝자락에 있는 천상도서관을 방문했다. 울산의 공공도서관 중 최초로 2025년 국립어린이 청소년도서관이 주관하는 공모사업인 ‘미꿈소 전국 확산 사업’과 ‘이야기가 있는 코딩 사업’이 선정된 곳이다. ‘미꿈소(미래꿈희망창작소)’는 도서관형 창작 프로그램이며, 이야기가 있는 코발은 책과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코딩교육을 지원한다.

천상도서관은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특화도서관 육성지원 사업에서 ‘미래인재 양성(미래교육)’프로그램이 전국 최초로 선정되면서 미래인재 양성 특화도서관’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강의실 중심의 별관을 개관했고, 거의 동시에 현재의 창작공간인 ‘상상모꼬지’를 만들었다. 올해 창작프로그램의 재차 지원은 특화도서관의 면모를 한층 더 체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천상도서관은 본관과 별관 두 개의 동이 연결된 구조다. 본관은 연면적 2999.04㎡ 규모의 3층 건물로서 2층과 3층은 공영주차장이므로 1층만 사용한다. 종합자료실은 최근 발행된 도서를 중심으로 배치돼 있으며, 보존서고 자료를 포함하면 약 6만9000권에 달한다. 종합자료실의 한 구역에는 디지털존이 마련돼 있어, 자료 검색이나 영화를 볼 수 있다. 본관 로비에서는 오디오와 전자책을 시청할 수 있으며 종합자료실보다 자유롭다.

종합자료실 맞은편에는 유아·어린이 자료실이 있다. 실내는 나무를 책으로 형상화해 자연을 실내로 끌여 들인 듯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좋아 보인다. 어린이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편안한 매트와 빈백도 있다. 또한, 유아 전용 이야기방과 수유실이 마련돼 있어 부모가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책을 읽고 돌볼 수 환경이다.

본관 로비쪽 도서관 바깥의 테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별관 건물로 이어진다. 별관은 연면적 415㎡의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3층 모두 강의실과 체험실로 구성돼 있다. 1층, 2층에 있는 ‘배움터’ 와 ‘꿈터’에서는 분기별 다양한 강좌가 진행되고 노트북이나 3D 등을 활용한 코딩, 로봇, 공예 교육과 체험이 가능하다. 3층 ‘상상터’는 상상모꼬지와 같은 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로서 수업이 없는 날에는 블록세트, 보드게임, 로봇 장난감을 활용해 자율적인 놀이가 가능한 개방형 체험 공간이다.

천상도서관의 주요 프로그램은 특성이 명확하다. 먼저, 상시 운영되는 ‘상상모꼬지 프로그램’은 평일 오전,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단체와 방학기간 주말에는 유아, 어린이 가족단위로 ‘인공 지능 오쿠’ 체험을 한다. ‘미꿈소와 이야기가 있는 코딩’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정도서를 읽고 디지털 펜 등으로 그리는 활동 등으로 연결한다. ‘미래인재양성 특강 프로그램’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로봇 비누 만들기, 창작 캐릭터 만들기, 유튜브 제작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문화가 있는 주간 행사에서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음악, 미술, 역사 같은 인문학 강좌도 제공한다. 인문 프로그램은 미래인재 양성 교육의 창작 활동에 감성을 더하게 해 준다.

교육에 참여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별관 옥상에 있는 행복 쉼터가 적합하다. 흔들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편안한 공간이다. 자리가 부족할 경우, 별관 2층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다 보면 또 다른 간이 휴게 공간에서도 쉴 수 있다.

한편, 천상도서관은 기존에 도서관 앞에 설치돼 있던 ‘천상365스마트도서관’을 천상공원 앞 입구로 이동했다. 도서관보다 천상공원의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도서관은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무인 도서 대출 반납기이다. 이곳에는 500여권의 신간과 베스트셀러 도서가 비치돼 있으며, 울주통합도서관이나 책이음 회원증이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주민은 1인당 5권까지 14일 동안 대여할 수 있고, 반납은 반드시 스마트도서관에만 해야 한다. 스마트도서관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시민들의 독서율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긍정적인 신호이다.

▲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길 끝자락에 있는 천상도서관.
▲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길 끝자락에 있는 천상도서관.
▲ 천상공원 앞 천상365스마트도서관.
▲ 천상공원 앞 천상365스마트도서관.

천상365스마트도서관을 도서관 밖 공원으로 확장한 것처럼, 프로그램 역시 자연 환경을 활용한 야외 프로그램으로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의 날 행사에서 365스마트도서관 천상 이전 기념으로 ‘천상공원과 함께하는 자연 속 도서관’행사를 개최해 가족 북크닉(Book+Picnic), 도서교환전, 도서대출 인증삿 찍기, 자연놀이 등을 야외에서 펼쳤다. 이러한 야외 도서관 서비스는 스마트폰 과잉 사용이나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녹색 자연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생태학습이나 스토리워크와 같은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이 등장한 배경이다. 미국의 ‘I’m Your Neighbor Books’가 개발한 ‘스토리워크’ 프로그램은 공원이나 산책로 등 야외 공간에 그림책 페이지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독서를 체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독서와 신체 활동, 자연 체험을 통합해 도서관의 활동 범위를 야외 공간 밖으로 확장시켜, 삶 속의 여유와 또 다른 감성을 유발한다. 천상도서관의 미래 인재 양성 사업을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책, 신기술,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자연 환경의 결합도 필요하다. 울주군과 협력해 공원에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보드를 만든다면 우리나라에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이애란 칼럼니스트 문헌정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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