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각 동구노인회관…신축은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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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각 동구노인회관…신축은 하세월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7.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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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3년 지어져 건립된 지 30년이 훌쩍 넘은 울산 동구노인회관.
“여긴 계단이 다른 데보다 높이도 높고 칸수도 많아 손잡이 안 잡으면 올라가기 힘들어요.”

17일 찾은 울산 동구 방어동 울산동구노인회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외벽과 유리창 너머의 가파른 계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난 1993년 지어져 건립된 지 30년이 훌쩍 넘은 동구노인회관 건물은 노후화와 구조적 불편으로 이용 노인들의 원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모든 이용자는 가파른 계단을 매번 오르내려야 한다.

이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무릎과 허리를 짚으며 올라서는 이용자들의 모습이 연이어 목격됐다. 일부는 벽면 손잡이를 꼭 붙들고 천천히 발을 옮겼고 잠시 쉬어가는 이들도 있었다.

울산 동구의 동구노인회관이 건립 30년을 넘기면서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으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동구는 지난 2022년부터 회관 신축을 계획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밟아왔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회관 내 승강기가 없어 매번 계단을 통해 프로그램실을 오가야 하는 구조다.

또 공간 부족 문제도 대두된다. 시설 내 프로그램실로 활용 가능한 공간은 2개로 매일 100명에서 150명가량의 이용자가 찾는 회관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시설 노후화로 인한 불편도 반복되고 있다. 수도관의 노후화로 매번 뗌질식 교체와 수리를 하며 버티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겨울만 되면 언제 갑자기 단수가 될지 몰라 걱정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자 김한철(75)씨는 “허리가 불편한 분들은 핸드바를 잡지 않고는 계단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고 건물이 오래돼 전기나 수도가 안 되는 날도 종종 있다”며 “지금은 단순 불편 수준이지만 언젠가 안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 건물은 지난 202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내진설계가 충분히 적용되지 않아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에 동구는 2022년부터 노인회관의 신축 계획을 수립해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지난해 7월 최종보고회도 마쳤다. 계획에 따르면 기존 회관을 철거한 뒤 해당 부지에 연면적 998.8㎡, 지상 4층 규모의 회관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다만 착공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를 마쳤음에도 예산 부족으로 착공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공사에 착수했어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사업 지연 가능성이 커지자 이용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동구가 책정한 총 공사비는 45억원으로 현재까지 구비와 시비, 교부세 등을 포함해 절반 가량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가량의 부족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됐고 예산만 확보되면 계획대로 착공이 가능한만큼 정상 추진을 위해 울산시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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