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폭우, 가뭄, 산불, 태풍 등 극단적 기상 이변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해지고, 그 강도도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이제 더 이상 막연한 위협이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지구적으로 온실가스배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기상이변은 단지 폭염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폭우, 가뭄, 산불, 태풍 등 기후 전반에 걸쳐서 다양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그 주요 피해를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는 폭염으로, 2022년 여름, 유럽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고, 직접적으로는 열사병을, 간접적으로는 심혈관·호흡기 질환 악화 등을 초래해 6만여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는 여름철 역대 최고 평균기온 및 최장 열대야 일수를 기록했다.
둘째는 폭우 및 홍수이다. 2023년 리비아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만명 이상이 사망 및 실종됐다. 폭우 및 홍수는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막대한 복구 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다. 가뭄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동아프리카는 최근 수년간 연속된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었다. 그 다음은 산불로, 2023년 캐나다는 관측 사상 최악의 산불 시즌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1850만㏊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타서 최근 10년 평균의 6배 이상의 피해 면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최근에 큰 산불을 경험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양 온도 상승으로 태풍도 세계 곳곳에서 그 파괴력이 증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향후 더 심각한 기상이변이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시민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우선 인식하고, 정부·기업·국회에 압력을 가해,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시민 개개인의 실천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바꾸는 것이 결국은 집단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일반시민이 일상적으로 실천가능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난방과 냉방 온도 조절하기다. 여름철 에어컨은 26~28℃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겨울에는 내복 등을 착용해 체온을 높여 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둘째,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기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자가용을 사용하면 교통량과 배기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친환경 운전 습관 갖기도 중요하다. 급출발·급제동을 줄이고 경제속도 준수 등으로 연료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넷째, 고효율 가전제품 및 LED 활용하기다. 고효율 가전제품과 LED 조명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아낄 수 있다. 다섯째, 불필요한 플러그를 뽑는 습관을 갖자. TV, 전자레인지, 충전기 등의 플러그를 뽑아두는 습관을 들이고, 불필요한 조명 끄기, 에어컨 대신 선풍기 사용 등 작은 실천을 생활화하자.
여섯째, 물 절약하기다. 온수를 절약하고, 절수형 샤워기를 설치하며, 물 사용을 최소화하면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일곱째, 쓰레기 줄이고 재활용하기다.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탄소중립의 시작이다. 일회용 컵 대신 개인 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활용과 리필 제품 구매로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여보자. 또한 쓰레기는 종류별로 분리배출하고 재활용을 늘리면 매립지 발생 메탄을 줄여 기후변화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
여덟째, 저탄소 식생활 실천도 빼놓을 수 없다.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무 심고 가꾸기다. 나무는 자라면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므로 숲을 늘리는 것은 기후위기 완화를 위해 중요하다. 내 집 앞 화분 가꾸기부터 동네 나무 심기 운동까지, 푸른 공간을 함께 늘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울산시 환경보건센터 연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