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수문 설치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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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댐 수문 설치 앞당긴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8.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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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 울주군 회야댐을 방문한 김성환 환경부장관에게 울산 맑은물 공급과 관련한 회야댐 수문설치 등 지역 현안문제를 건의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환경부가 반구대암각화의 상시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사연댐 수문설치 사업의 조기 완공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운문댐 원수 추가 배분에 대해서는 “재정 부담과 수계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내놓았다.

26일 환경부와 울산시에 따르면, 김성환 장관은 이날 낙동강권역 신규댐 후보지 4곳(경북 예천 용두천·김천 감천·청도 운문천·울주 회야강)을 차례로 둘러보고,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찾아 보존 대책을 점검했다.

반구대암각화는 사연댐 상류 저수구역에 위치해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물에 잠긴다. 최근에도 물에 잠겼다가 36일만에 물 밖에 나오기도 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사연댐 수위를 암각화 높이 이하로 유지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실시설계 단계로 애초 계획은 2026년 하반기 착공, 2030년 상반기 준공이다.

현장을 찾은 김성환 장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반구대암각화를 국민 누구나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사연댐 수문을 최대한 앞당겨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장관은 반구대암각화 관람 방법에 대해 관람객들의 손이 닿지 않는 2~3m 떨어진 위치까지 데크를 설치해 망원경이 아닌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방안을 울산시에 주문했다.

다만 물 공급 해법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사연댐은 울산시 생활용수 공급원으로 댐 수위를 낮추려면 울산에 공급할 물을 다른 곳에서 추가로 끌어와야 한다. 문제는 최근 환경부가 ‘낙동강 수자원 다변화 사업’ 방향을 틀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게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지난 1991년 페놀 유출 사건 등으로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삼기 불안하다는 여론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경북권에 낙동강 물 대신 댐에 저장된 물이나 복류수(지표면 아래 물)를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정부 때까지 환경부는 대구시가 제안한 안동댐 물을 끌어오는 ‘맑은 물 하이웨이’를 정부 대안으로 삼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재 환경부는 맑은 물 하이웨이 대신 이전에 추진했던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에서 대구와 경북에 하루 30만t씩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이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시설 관계기관이 맺은 ‘맑은 물 상생 협정’이 아직 유효하다는 판단도 최근 내렸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추진됐다면 대구시가 안동댐 물을 받고, 여유가 생긴 운문댐 물을 울산시가 하루 4만9000t 이상 가져가면 사연댐 수위를 낮추기가 쉬워진다.

그런데 ‘해평취수장 활용안’을 추진한다면 사연댐 수위를 낮춤에 따라 울산시에 부족한 물을 어떻게 확보할지 재논의해야 한다. 앞서 환경부가 수문 설치로 인해 울산시가 버리게 되는 물이 하루 4만9000t이라고 고시한 만큼, 울산시는 최소 4만9000t 이상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김 장관은 “반구대암각화를 안정적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울산시가 요구하는 4만9000t+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반구대 암각화 보호를 위해 울산시가 흘려보내야 하는 4만9000t 정도만 운문댐에서 공급받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본다”면서 “구체적인 배분량은 관련 지자체 협의와 물관리위원회 절차를 통해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환경부는 이날 회야강댐 후보지(홍수조절)도 함께 점검했다. 시는 태풍·집중호우 시 회야댐이 연평균 5~6회 월류해 하류 홍수 피해가 반복된 점을 들어 ‘회야강 홍수조절댐’의 조기 시행을 건의하는 한편, 시민 상수원인 회야댐의 용수 기능이 줄지 않도록 여수로 수문을 증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회야강댐 후보지 점검 현장에 동행한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권 맑은 물 공급 사업에 대해 적극 어필했다.

김 시장은 “암각화가 울산의 유산을 넘어 세계인의 유산이 된 만큼 정부 차원의 보존 대책과 충분한 대체수원 확보가 필수”라며 “울산시가 암각화 보호를 위해 사연댐 물을 포기(감량)하고 있는 만큼 추가 재정부담까지 고려해 운문댐 물의 충분한 배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편 환경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계획을 최소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확정할 방침이다. 석현주·신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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