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출신인 고 김오근(1935~2014) 사회복지법인 아가 회장은 생전에 고아들과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신념으로 ‘사회복지법인 아가(Aga)’ 설립을 추진했다. 김오근 회장이 타계한 뒤 아들인 김광택 이사장이 뒤를 이어 중책을 맡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제주도 사회복지 1호인 사회복지법인 아가는 토지 8223㎡, 건물 2350㎡ 규모로, 지적·자폐성 장애인 33명의 거주시설인 ‘아가의 집’과 중증장애인 28명이 머무는 보호작업시설 ‘아가곱드래’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아가에는 사회 각계각층의 인원으로 구성된 임원진 13명과 49명의 종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고 김 회장은 생전에 복지시설을 만들고자 울산 북구 산하동에 약 49만5868㎡(15만평)의 부지를 마련할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에 아들인 김 이사장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김 이사장은 “아일랜드 선교사로 1954년 제주에 왔다가 가난하고 척박한 제주에서 빈곤을 몰아내기 위해 성 이시돌 목장 등을 운영하며 봉사하던 사회복지법인 아가의 설립자이자 제주의 성인이라 불리는 피.제.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를 알게 됐다”며 “신부에게 선친의 유지와 복지시설 설립 의지 등을 말씀드리고 절차를 거쳐 2015년 사회복지법인 아가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8년 개원한 사회복지법인 아가는 동아리 활동, 생일파티, 교육활동, 심리운동, 자치회 활동, 봉사활동 등을 하며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김 이사장은 24시간 관리가 필요한 정신·자폐 장애인들을 무탈하게 보살펴왔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웃으며 말했다. 15년 이상 사회복지법인 아가에서 보호하고 있던 장애인 4명이 호전돼 2020년 퇴소했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은 원생 중 6명이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 시설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활센터에서 생활하며 사회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울산의 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상습 학대사건에 대해 놀라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간혹 일을 하다 보면 본인의 공명심이나 이익을 추구할 때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항상 초심을 버리지 말자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중증장애인들을 보면 이들의 보호를 가정에서 감당하기는 무척 어렵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도 말했다.
김 이사장은 “사회복지법인 아가도 처음 개소했을 때는 일정 기간 보호하다 성인이 되면 퇴소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지금은 수용연령을 60세까지로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퇴소한 인원이 4명, 재활 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인원이 6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이나 부유한 계층이 그동안 국민들에게 받았던 호응에 보답한다는 자세로 각종 사회 봉사사업과 기부활동 등에 동참해줬으면 한다며, 국가에서도 어렵고 소외된 사회약자를 위한 사업에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광택 사회복지법인 아가 이사장은 “아버지가 복지시설을 만들고자 마련했던 북구 산하동 부지와 경북 청도군 이서면 흥선리에 있는 약 6만6115㎡(2만평) 부지에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아버지의 뜻을 잘 이어받아 초심을 잃지 않고 봉사활동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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