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경산 고속도로, 산업의 대동맥을 놓아야 한다
상태바
[사설]울산~경산 고속도로, 산업의 대동맥을 놓아야 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9.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과 경산을 직선으로 잇는 고속도로 신설이 공론화되고 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영남권 물류 혁신을 위한 경산~울산 간 고속도로 신설’ 토론회는 영남권 산업 물류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출발점이었다. 경북 경산의 자동차부품 산업과 울산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완성차 공장을 직결하는 이 노선은 지역경제의 혈류를 재편할 ‘산업 생명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경부고속도로 경산 분기점에서 울산 언양 분기점을 직접 연결하는 약 45㎞구간 고속도로 신설안이다. 현재 경산에는 2000여개의 부품업체가 몰려 있고, 이들 다수가 울산으로 부품을 공급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구·경주를 거치는 우회로에 의존하면서 이동에 평균 88분이 소요되고, 그만큼 물류비와 시간 손실이 누적돼왔다.

울산의 연간 화물 물동량은 약 2989만t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20%가량이 바로 경산을 비롯한 권역으로 향한다. 교통 병목을 해소하는 것은 곧 산업 생태계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 고속도로가 신설되고 더 나아가 울산이 추진 중인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과 연계될 경우 경산~울산 미포 구간 운송시간은 88분에서 58분으로 단축된다. 두 사업이 함께 완성되면 울산 산업의 허브 기능은 더욱 강화되고, 도시 공간과 물류 네트워크는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

울산~경산 고속도로는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돌파구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생산·납품 과정의 비용 절감은 곧바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공급망 효율화는 단순한 편익 계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사업은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채택할 만큼 중요성이 이미 인정됐다. 현재 사전 타당성평가 및 기본구상 용역이 진행중이다. 첫번째 과제는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인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이 사업이 포함되는 것이다. 국가 계획 반영을 위해 초당적 협력 분위기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통과와 3조원이 넘는 재원 마련 등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중심 투자 논리 속에서 ‘후순위’로 밀릴 우려도 있다. 지역 정치권과 산업계의 꾸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단순한 경제성(B/C) 수치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산업 연계성과 물류 혁신, 지역 균형발전 이라는 비계량적 가치까지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의 초가을 밤하늘 빛으로 물들였다
  • 한국드론문화협동조합 양산서 공식 출범
  • 2025을지훈련…연습도 실전처럼
  • 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추진
  • 물과 빛의 향연…‘남창천 물빛축제’ 6일 개막
  • 퇴직했는데…2019년 월급이 또 들어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