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생’ 선택한 현대차·현대중, 위기를 기회로 바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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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생’ 선택한 현대차·현대중, 위기를 기회로 바꾸길
  • 경상일보
  • 승인 2025.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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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동반파업’의 폭풍우가 몰아치던 울산의 자동차와 조선업 현장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 울산 제조업의 양대 산맥인 현대자동차에 이어 HD현대중공업 노사도 진통 끝에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 1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가결되면 자동차와 조선산업을 짓눌렀던 파업의 함성이 막을 내린다. 양사 노사는 이제부터 화합과 상생의 돛을 올려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17일 기본급 13만 5000원 인상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협상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7월 18일 1차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지 57일 만이다. 추가 임금 인상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는 크레인 점거 농성,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했다. 결국 노사는 조선업 호황기와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공감대 아래 극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서 지난 15일 잠정합의안을 가결한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도 험난했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3차례 부분 파업을 벌여 ‘7년 연속 무쟁의’ 기록도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미국의 관세 압박,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공동의 힘을 모으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교섭을 매듭지었다.

울산의 자동차와 조선 산업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다.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관세’라는 거대한 암초에 직면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 여파로 8월까지 대미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16일부터 미국 시장에서 일본(15%)과 한국(25%) 관세 역전 현상이 발생해 현대차의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IBK투자증권은 25% 관세가 지속되면 현대차의 경우 월 4000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업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중국의 저가 수주 공세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K-조선업의 미래가 걸린 ‘마스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두 거대 기업 노사가 추석 전에 손을 맞잡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향후 자동차와 조선산업이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 협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이번 대타협이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 제조업이 재도약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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