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0과 1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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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0과 1 사이
  • 경상일보
  • 승인 2020.09.1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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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ITNJ 대표

최근 TV를 통해 문제 반려견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살 수 없을 정도 문제가 심각하여 전문가를 통하여 반려견을 훈련하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문제 반려견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상황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과한 애정을 주는 보호자로부터 잘못된 반려견의 행동들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반려견들에 대한 특급 솔루션으로 보호자의 애정을 덜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과한 애정을 주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반려견과 함께해주지 못한 결핍에 대한 보상으로 과한 애정을 쏟는 것을 본다.

현대에 많은 문제는 지나침을 뜻하는 접속사 ‘과-’ 로 시작하는 것 같다. 탐스 창업자 블리이크 마이코스키는 ‘풍족함은 기업가 정신에 해가 되지만, 사업 초창기에 불안감은 사업에 최상의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유명 벤처 투자가 마이클 메이플스도 ‘시작할 때 지나치게 자금이 풍족한 회사는 자금이 부족한 회사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라고 한다. 그럼 정말 부족한 상태가 좋은 것인가?

매슬로우 욕구 이론에 결핍 동기라는 일명 ‘헝그리 정신’이 소개된다. 이는 결핍된 무엇인가를 채우기 위해 사람은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결핍이 채워지면 동기가 쉽게 작동을 멈추어 버린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결핍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에 대하여 집중하고 갈망한다는 것이다. 결핍한 상태에서는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결핍감이 사고방식을 지배해버리고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것들은 무시하고 결핍에만 집중하고 그것만 채우려는 의사결정을 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한때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던 ‘탐스스토리’의 주인공도 지금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경영자는 결핍함보단 풍족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럼 앞서 말한 풍족함의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의 ‘풍족함’이라는 단어를 나는 ‘과(過)함’으로 바꾸고 싶다. 풍족하더라도 과하지 않는 상태가 있고, 결핍하여도 과한 상태가 있다. 이처럼 ‘과함’은 풍족이나 결핍이라는 상황과는 또 다른 상태 즉 정도(程度)를 넘어선 과도(過度)상태를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경영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능력으로는 정도(程度)를 유지하는 능력인 것 같다. 풍족하나 스스로 풍족함에 내버려 두지 않고 끊임없이 조직과 동료들에게 성장 동기를 부여하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며, 이 과정에서 마주하는 한없는 결핍된 상황 속에서도 결핍에 집중하지 않고 주어진 한정된 자원에 감사하며 이로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나가는 능력. 마치 0과 1 사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그러한 절제된 능력 말이다.

양희종 ITNJ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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