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지구, 울산대표 문화예술단지로 발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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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지구, 울산대표 문화예술단지로 발전 가능성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11.05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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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도시의 얼굴-2020 울산시건축가회 회원전 및 건축대전
(하)울산문화예술지구의 재발견
▲ 울산문예회관 일원 문화지구 계획안.

문예회관 일원 문화예술단지화 구상
월평로·번영로변 따라 전시·공연장
카페·작은 정원·분수 등 설치해 연결
문화공원 새단장·보행네트워크 조성
시민들의 접근성과 활용성 높인다면
세계적인 건축문화 명소로 거듭날 듯
울산시건축가협회 회원전 오늘 개막


필자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잡은 첫 직장의 위치는 시카고의 밀레니엄파크 맞은편이었다. 미시간호의 끝없는 수평선을 배경으로 프랭크 게리의 프리츠커 파빌리온, 아니시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 자우메 플렌자의 크라운 파운틴, 렌조 피아노의 시카고 미술관 등 한 도시에서 하나만 있어도 큰 자랑거리인 건축, 문화, 예술작품을 필자는 점심시간에 쉽게 방문할 수 있었기에 도시설계 전공자에게 그보다 큰 행운은 없었다.
 

▲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파크의 클라우드 게이트(위쪽)와 크라운 분수대.

◇문화예술과 도심정원

하지만 저명한 예술가의 작품보다 필자는 밀레니엄파크 자체가 좋았다. 이유는 문화와 예술을 둘러싸는 공간의 구성 때문이다.

일반적인 공원은 중심부에 광장 등 주요기능이 있고 주변부는 담장, 둔덕으로 시야, 접근을 통제하지만 밀레니엄파크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주요 가로인 미시간 애비뉴에 붙여 사람들의 눈길과 발걸음을 잡도록 하고 후면으로 야외공연장 등 독특한 용도를 배치해 공원의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공원을 하나의 큰 공간이 아니라 8개의 크고 작은 패널로 구성해 시카고 미술관의 노변정원과 함께 사람들이 즐겁게 걷고 쉴 수 있는 도시를 조성했다.

올해 여름 울산건축가협회원전의 일환으로 ‘미술관 가는길’이라는 주제로 울산문화예술회관 일원의 남구문화원, 문화예술회관, 문화공원 등 기존의 문화시설에 소규모 미술관, 공연장으로 구성된 미술관 거리를 더해 지구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울산의 새로운 문화예술단지 계획에 참여하게 되었다.

울산대학교 신재억 명예교수님과 울산건축가협회 김진한 회장님의 주도로 문화예술회관 일대를 돌아보고 대상지의 울산에서의 지리적 위치와 현재 활용도를 볼 때 울산문화예술회관 단지는 시카고의 밀레니엄파크처럼 충분히 도시의 대표적 장소가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 울산문화예술회관 일원 문화지구 내 ‘미술관 길’ 전경.

대상부지를 조사하면서 접근성과 활용도 등 몇몇 이슈가 드러났다. 문예회관 블록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버스노선 등이 확충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고 문화공원의 제한된 사용으로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KBS홀, 남구문화원 등 문화시설이 노후화되어 활용도가 저하되었다.

또 번영로가 울산 도심에서 차지하는 위계와 공간구성을 보았을때 KBS, 문예회관에서 번영로를 면한 가로변이 빈 공터로 남겨져있는 등 도심 공공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져 울산문예회관 일원의 대대적 활성화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울산더하기 + 울산 plus

울산문화예술회관 일원 마스터플랜은 위에서 열거한 대지의 이슈를 새로운 도시건축 요소를 ‘더해’ 지구 전체가 활성화되는 것이 주된 계획의 의도이며 계획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월평로를 따라 문화예술회관의 전시기능을 보완하는 소규모 전시시설, 작업공간 및 화랑을 배치해 작품활동, 전시, 교육, 작품구매 등 미술활동 전체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중·소공연장과 음악, 연극 공연장을 확충해 공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등 울산 문화의 중심기능을 강화한다.

둘째, 새로 조성된 ‘미술관 거리’를 따라 12개의 필지에 각각 개성있는 미술관, 공연장을 제안해 ‘집합의 힘’으로 울산 시민들이 평소에 접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는 문화예술지구를 조성한다.

셋째, 번영로를 따라 KBS, 문예회관 앞 공간을 통합해 실내외 전시공간, 소규모 공연공간, 상점, 카페, 소규모 정원, 잔디밭, 바닥 분수 등을 설치하고 연결해 다양한 경험의 공간을 더한다.

넷째, 문화공원에 놀이터, 야외공연장, 야생식물 정원, 조각공원, 산책로 등을 설치해 공원 활용도를 높인다.

다섯째, 단지의 건축물, 공원을 연결해 효율적인 보행네트워크를 조성한다.

특히 ‘미술관 길’은 울산을 대표하는 14명의 건축가들이 10개의 팀을 이뤄 울산시민들이 평소에 접할 수 있는 문화지구를 조성했다. 실험영화 극장(유용현), 전시공연 파빌리온(손상현), 예술을 접하는 놀이상자(김효엄), 아이 중심의 문화예술공간(김미정), 음악도서관(김강현), 아동문화공간(신재용·안광옥·박태준), 어반 라운지(정아름·이현도), 예술 플래그십 스토어(정웅식), 8가지 상상공간(주상균·김기범), 미술이야기(홍은경) 등 다양한 건축적 상상을 통해 울산시민의 새로운 목적지가 될 것이다.

시카고가 밀레니엄 파크처럼 우수한 공원과 건축물이 지속적으로 지어지고 살기 좋은 도시로써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의 관심과 세계 최고의 도시건축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 이재민 울산대 건축학전공 교수

1909년 대니얼 번햄의 시카고플랜에서 공원네트워크 조성의 전통을 살려 밀레니엄 파크는 2004년에 개장했고, 그 성공을 바탕으로 바로 옆 대규모 어린이 공원인 매기 데일리 파크를 2014년에 완공했다. 도시의 랜드마크 역시 1969년에 존행콕 타워, 1974년에 시어스 타워, 2009년에 트럼프 타워, 2020년엔 비스타 타워 등 새로운 도시건축적 도전과 혁신을 지속해왔기에 연간 5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건축의 도시’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11월6일 개막하는 올해 울산건축가협회 회원전은 시민들의 울산 도시건축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재민 울산대 건축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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