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가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한 이 계획에는 몇가지 복병들이 있다. 우선 남산로의 극심한 교통정체다. 지난 1995년 남산로변에 주유소가 처음 들어섰을 때 울산시가 허가를 수차례 반려했던 것은 남산로가 커브길이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주유소 진입·진출 차량들은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많은 혼란을 겪었다. 남산로의 커브길은 지금도 그대로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식물원과 정원지원센터가 들어설 경우 교통정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남산로는 최악의 교통정체 구역으로 바뀔 것이다. 지금도 남산로는 최악의 정체구간으로 꼽힌다.
두번째는 남산~주유소간 건널목이 교통 흐름을 크게 방해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주유소와 남산 간의 건널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국가정원이 남산으로 확장될 경우 남산로는 교통흐름이 계속 끊어지면서 정체가 상습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원래 남산로는 무거동과 신정동간의 동맥 역할을 해온 도로다. 그래서 지금도 남산로에는 보행자작동신호기 하나만 있을 뿐이다. 만일 식물원과 정원지원센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경우 남산로의 기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근에 남산로를 대신할 새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번째, 주유소·충전소 자리는 울산시가 국가정원을 확대하려는 남쪽 대숲의 끝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주유를 위해 들리는 차량 말고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붐벼야 할 2개의 시설들이 들어선다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오히려 부지 문제가 없는 태화강 상류 쪽이 더 낫다.
남산과 주유소·충전소 부지를 국가정원으로 포함시키면 분명히 좋은 점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남산에서 국가정원을 바라다 보는 운치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울산시 계획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기 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은 없는지, 좀 더 좋은 방안은 없는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정원은 넓다고 좋은 것만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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