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지역사회를 이끄는 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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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지역사회를 이끄는 힘, 정원
  • 경상일보
  • 승인 2021.03.1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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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연결 사회문제 해결의 구심점
태화강국가정원, 선진 정원문화 바탕
울산 이끌 지역공동체 핵심공간 기대
▲ 진혜영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

영국은 식물원, 수목원, 정원을 토대로 성장한 정원 선진국이며, 정원문화, 정원교육, 정원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영국의 많은 정원 중 이든 프로젝트(Eden project)는 정원을 통한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기관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벤치마킹 장소이다. ‘Project’라는 명칭은 완벽한 생태계의 연장선이라는 개념으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영국 남부 콘월지방의 고령토 폐광 위에 세워진 이 정원은 21세기 영국이 추진한 대표적인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이든 프로젝트가 위치한 콘월은 영국 남서부 잉글랜드 지역으로 당시 GDP가 영국 평균의 62%에 불과해 유럽연합으로부터 빈곤 관련 자금지원을 받아야 했던 영국의 4개 지역 중 하나였으며,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2%에 달하는 지역이기도 했다.

이든 프로젝트는 헬리간 정원(The lost garden of Heligan) 복원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창업자 팀 스미트(Tim Smit)에 의해 진행됐으며, 그는 세인트오스텔(St.Austell)의 고령토 폐광에 주목하고 이든 프로젝트를 건설하게 됐다. 근무 인력의 95%, 식자재의 82%, 연료의 15%를 지역에서 조달해 활용하며, 지역의 친환경상품개발 등으로 지역과 상생하고 있다.

여기를 방문하는 관광객 1800만명이 지역경제에 준 효과는 9억 파운드(1조8000억원)에 달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이든카페와 이든 키친 등 7개의 샵에서는 지역 생산품이나 자원 재활용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식당 등에서 판매되는 각종 식음료들은 지역 농산물과 자체 증식원에서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된 재료들을 사용한다. 특히, 이든 키친에서는 콘월지역에서 생산하는 소고기, 유제품, 계란 등 전체 식재료의 89%를 구입하고 있다.

그들의 모든 프로그램 중심에 ‘지역’과 ‘공동체’라는 핵심키워드가 있다. 이든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은 1) 핫하우스 프로그램(Hothouse programme) 2) 이든 커넥션(Eden Connection) 3) 이든 커뮤니티(Eden community)가 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 지역에 산재하는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 지역사회의 건강문제 및 고령화 관련 지원은 이든 커뮤니티가 진행한다.

2009년 이든 커뮤니티가 지역과 함께 시작한 빅런치(The Big Lunch)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 일요일 하루 점심을 같이하며 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 이벤트 후 참여자는 10배나 늘어났고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이웃과 함께하는 영국의 가장 큰 연중 행사가 되었다.

또 하나의 지역연계 콘텐츠가 빅워크(The Big Walk)이다. 지역 사람들과 함께 자기 지역을 산책하고 지역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활용을 계획하는 프로그램이다. 비단 이든 프로젝트의 지역사회 콘텐츠 사례가 아니라도 이런 성공적인 지역공동체와의 공존은 최근 꾸준히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즉, 정원, 식물원, 수목원은 식물을 전시·보존하고 교육하는 기본적인 기능에서 지역사회, 그것을 넘어선 지역과 개인의 ‘관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며 개인과 공동체 삶에 감동과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원의 활동과 문화는 ‘관계’와 ‘연결’의 노하우로 지역의 다양한 이해 당사자를 모이게 하고 역할 분담을 통해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도 정원이 가진 순기능과 선진적인 정원 문화로 울산 지역을 리드하는 지역공동체의 핵심적 공간이 되길 바란다.

진혜영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장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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