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화강 국가정원 주차장 과잉 조성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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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화강 국가정원 주차장 과잉 조성 우려된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3.1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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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울산시민들의 ‘숨통’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하천으로서 수변공간 특유의 매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둔치가 넓어서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울산사람들은 태화강에서 물을 길어 먹었고 강변에서 온갖 놀이와 여가를 즐겼다.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의 강’이자 ‘문화의 강’이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확보보다 자연그대로의 하천으로 온전히 보전해서 오래도록 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울산시는 관광자원화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을 조성했다. 특히 주차장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둔치 공간을 주차장으로 바꾸는 사업을 울산시와 중구가 제각각 추진하면서 주차장을 지나치게 많이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오는 10월 개최예정인 국가정원 박람회 대비라고는 하지만 일시적 관광객 수용을 위해 넓은 둔치를 주차장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울산시는 십리대밭 축구장 A~D 4면에 대한 주차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축구장 A면에 대한 주차장(206면) 공사를 끝내고 무인시스템 설치 등을 진행 중이다. 이 주차장이 완공되면 태화강국가정원의 주차장은 1270면이 된다. 이후 B~D 축구장 3면도 모두 주차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중구도 태화강국가정원 2·3·4 주차장 사이에 위치한 유휴지를 활용해 주차장 조성계획을 세웠다가 부산국토청의 제동으로 포기했다. 중구는 약 10억원을 들여 다목적광장 등을 겸한 정원형 생태주차장 2곳 140면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부산국토청이 제동을 건 것은 잘 한 일이다. 부산국토청에 따르면 울산시와 중구의 계획대로 주차장을 조성하게 되면 태화강국가정원 하천변 1㎞가량이 주차장으로 변하게 된다. ‘주차장 과잉’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1㎞나 되는 둔치를 주차장으로 바꾸게 되면 국가정원이라는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도 크다. 강의 생태변화도 불가피하다. 잔디와 화초 등을 심어 생태주차장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하지만 괜히 조성비용만 높아질 뿐 이름처럼 생태주차장이 된 곳은 보기 어렵다.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 주차장 가운데 일부는 주말에도 비어 있다. 국가정원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새로 조성하는 주차장도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있기는 마찬가지여서 주차장 신설이 주차 불편의 해결책이 되기도 어렵다. 시스템 개선을 통해 빈 주차면을 안내해주는 등 현재의 주차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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