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년만에 모든 직함 내려놔
세계 5위 자동차그룹 일궈내
美 자동차명예의전당에 헌액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24일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나며, 1970년 현대차에 평사원으로 입사한지 51년만에 모든 직함을 내려놓게 된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성환 사장, 배형근 재경부문장(부사장), 고영석 연구개발(R&D)기획운영실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는 총 4명으로, 박정국 대표이사가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며 한 자리가 비게 됐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총 2명을 신규 선임하게 됐다. 배형근 부사장은 재선임이다.
당초 미등기임원은 유지할 것이라는 재계 안팎의 예상과 달리 현대모비스의 미등기임원도 맡지 않고 아예 손을 떼기로 했다.
197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초대 사장을 맡은 정 명예회장이 1991년 출시한 갤로퍼의 성공을 통해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현대모비스에서 ‘MK 시대’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크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 출신 인사를 중용할 정도로 현대모비스에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과 함께 유지하고 있던 현대차 미등기임원도 내려놨다.
재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퇴진은 작년 10월 회장직을 정 회장에게 넘겨주며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1938년생인 정 명예회장은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을 일군 승부사로, 2000년 동생인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 적통 자리를 두고 ‘왕자의 난’을 벌인 끝에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품질경영과 현장경영이라는 키워드를 남긴 정 명예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들어 고급차 영역에 도전했고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 처음 헌액됐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