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적십자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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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적십자는 사랑입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1.03.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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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수일 울산시의회 부의장

‘전쟁 중에도 자비를.’ 이 슬로건은 앙리 뒤낭의 제안에 따라 지금껏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와 분쟁의 현장에서 통용되고 있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부상자를 치료해야 하며, 꺼져가는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는 소중한 뜻을 담고 있다.

앙리 뒤낭에 의해 설립된 적십자는 세기를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쟁터는 물론 재해와 재난의 현장에도 적십자는 다양한 모습과 활동으로 인류에게 박애주의의 숭고함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적십자의 역사도 백년이 넘었다. 1905년 고종의 칙령에 의해 대한적십자가 설립됐다. 한 단체가 한 세기를 넘겨 지속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주권을 빼앗겨 식민지 국가로 전락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 더욱 그렇다. 대한적십자가 암울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과 시대적 사명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지된 대한적십자사는 상해 임시정부 아래에서 다시 부활했고,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하고, 독립군을 지원하는 등 조국의 해방과 광복을 위해 일조했다. 조국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구급활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펼쳤다.

일제로부터 독립 이후에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피는데 전력했다. 농업사회에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재해와 재난의 현장에서도 적십자는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사람들이 봉사의 손길을 건넸다.

적십자에 대한 관심은 커졌고, 신뢰와 사랑은 더 높아졌다. 적십자는 남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상봉을 주선하는 등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결과 긴장 국면이 첨예할수록 적십자는 갈등과 대립의 물꼬를 틀어내는 창구 역할도 했다. 적십자 회비를 내는 일은 세금을 내는 것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어느 때 부터인가 적십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집마다 적십자 회비 납부를 부탁하는 지로 통지서가 날아오지만, 그것을 통해 적십자 회비를 납부하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적십자처럼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가 많아진 것도 이유이겠지만, 적십자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십자는 여전히 전쟁터와 분쟁의 현장을 누빈다. 기아와 지진의 현장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십자는 지진과 산불, 수해는 물론 각종 재해와 재난의 현장에서 묵묵히 봉사하고 있다. 코로나 대응현장에도 적십자는 늘 함께 하고 있다. 헌혈활동도 적십자의 몫이다. 적십자의 모든 활동은 한마디로 사랑이다. 119가 제복입은 공동체의 수호신이라면, 적십자는 붉은 십자가 아래 활동하는 민간 천사들이다.

필자는 지난해 이웃사랑을 ‘원 플러스 원’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혼자가 아닌 가족 및 이웃과 함께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자고 했다. 연초 사랑의 온도탑이 목표액을 훌쩍 넘긴데 이어, 1인 1나눔 천사계좌 갖기 운동 등 이웃을 돕는 일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흐뭇했다.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건네는 도움의 손길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마운 도움이다.

필자도 최근 울산적십자사에 소액이지만 나눔성금을 기탁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지역경제가 침체일로의 늪에 빠져 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하루빨리 모두가 절망의 터널을 빠져나와 희망의 빛을 발견하는 새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보이는 곳에서는 물론 보이지 않은 곳에서 더 많은 활동을 펼치는 적십자에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길 부탁한다. 적십자는 여전히 사랑이다.

안수일 울산시의회 부의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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