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좋은 선택 그리고 좋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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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좋은 선택 그리고 좋은 행동
  • 경상일보
  • 승인 2021.03.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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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ITNJ 대표

‘내일의 장보기’ 마켓컬리의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당신의 경쟁사는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에 ‘마켓컬리의 첫날입니다’ 라고 대답한 것을 기사로 보았다. 처음 뜻을 잊지 않고 항상 좋은 선택과 행동을 하겠다는 대표이사의 굳은 의지로 보인다. 늘 좋은 행동을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측이심(如厠二心)이라는 말이 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사람마음이 변해 그 행동이 좋지 못하다는 의미로, 시간이라는 흐름에 급한 상황이 변했고, 이에 따라 자기중심적 행동을 할 때 이에 대한 비난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최근 뉴스를 보면 안타까운 소식들이 참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찌 사람으로서 저럴 수 있는가 라며 욕하지만 정작 그 사람의 상황에 처하지 않은 필자는 그에게 손가락질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악을 분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심리학에서는 상황이 사람을 지배하고 처한 그 상황에서는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한다.

히틀러 때 독일 나치군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은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고도 ‘난 죄가 없다. 국가에 충성했을 뿐이다”고 했다. 법정에서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고백을 볼 때 가히 충격적이다. 또한 그는 독일의 공무원이고 국가가 내린 결정에 최선을 다하는 복종이야 말로 정당한 것이고, 뜻을 거스르거나 일을 게을리 했다면 그것이 배임이고 죄라며 자기 합리화했다. 이처럼 사람은 상황에 지배된다. 하지만 사람이 상황에 지배된다는 이 말 또한 역설적(paradox)이다.

사회심리학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한다. 한 사람이 인파 속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세 사람 이상이 하늘을 동시에 올려다보고 있으면 그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은 모두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것이다. 이 실험에서 시사하는 바는 사람은 상황을 지배할 순 없지만 상황을 제어 또는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하는 일이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악한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고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야할 의무가 있다. 노출된 악한 상황에 스스로를 내버려 두거나, 생각 없이 그 상황에 동조하며 극단적인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가 제2의 아돌프 아이히만과 아동학대를 만행하는 부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악행자’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유와 권리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생각하고 행동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저자 한나 아렌트는 생각 없이 사는 삶 ‘무사유’가 악의 뿌리라고 이야기 한다.

양희종 ITNJ 대표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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