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겸허함을 갖춘 리더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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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겸허함을 갖춘 리더가 되려면
  • 경상일보
  • 승인 2021.04.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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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공학박사

직장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투기한 LH 직원들의 도덕성은 괘씸함을 넘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 세금으로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던 그들이 개발 정보를 가지고 재빠르게 토지를 매입해 차익을 노렸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아닌가. 나이가 들수록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시간에 듣는 강의는 새로운 지혜와 지식을 채우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아무리 부와 명예를 성취하고 지위가 높아져도 그 이상의 겸허함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다.

얼마 전, 울산대 산업대학원 테크노CEO 과정에서 오연천 총장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평소에도 그분을 뵐 때마다 대단한 내공을 느꼈지만, 이날 강연은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과 오버랩되면서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왔다. “서로 경청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신뢰를 쌓고 가치를 두루두루 나누자”는 요지로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평생교육의 결실은 스스로 깨우치는 독학으로 사고와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진화되는 가치 창출의 믿음을 갖고 피동적이 아닌 각자가 주체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 만족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의 본성 깊숙이에 있는 교만마저 스스로 살펴보는 태도를 통해 존재가치를 높여야 한다. 즉, 자신이 갖은 고난 속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했을 때 남들이 시기한다면 “내가 그 원인을 제공했구나!”라는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인내심, 포용력, 겸허함인데 이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겸허함이다. 진정한 리더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어떤 상대를 대하더라도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다. 부족함을 모르는 것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다. 부족함을 채우고 다시 새로운 지혜를 구함으로써 자기성찰의 기회로 다가온다. 지위가 높을수록 가진 것이 많을수록 그 노력은 더욱 요구된다.

중요한 메시지 전달은 듣는 사람 중심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할 수 있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해시키려면 짧은 시간에 표현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렇듯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직원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고 ‘나눔과 배려’의 마음자세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A가 아닌 B’를 자처하는 마음이다.

오연천 총장은 20여년 전에 참석했던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리더십 포럼에서 느꼈던 소회를 전했다. 이 포럼의 핵심 주제는 ‘Perfect people can make an imperfect team. Imperfect people can make a perfect team.’으로 요약할 수 있다. 리더는 스스로 불완전하다고 여기고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자세를 통해 완전함의 길로 갈 수 있다. 공동체 리더는 말하기보단 더 많이 경청하고 그러려면 인내가 필요하며 상대방과 내가 항상 동일하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리더는 항상 스스로 낮추려는(discount) 용기가 필요한데 그것이야말로 겸허함의 지혜라 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신뢰의 기본은 정직성과 객관성, 그리고 공정성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겸허한 정직성은 진가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수십 년간 지속적인 신뢰로 사업을 견고하게 이어가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독일에서 성공한 강수진 발레리나가 세계 정상급으로 우뚝 선 원동력은 테크닉이나 실력은 거의 엇비슷하고 동양인이라는 체형의 한계도 있었으나, 동료들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함으로써 받은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현 위치에 오른 배경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강한 책임감에 대한 실천이다. 우리는 나눔에 매우 인색하다. 하지만 많이 나눠야 한다. 나눌수록 가치는 상승한다. 성공의 기준은 “현재 내가 나누고 있느냐?” “내가 나눌 수 있는 사람이냐?” “진정한 마음으로 예를 갖춰 ‘Thank you!’나 ‘Sorry!’를 할 수 있느냐?” 자문해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을 낮추고 많이 나눌수록 가치는 상승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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