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지역 꽃가루 알레르기의 현황과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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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지역 꽃가루 알레르기의 현황과 예방
  • 경상일보
  • 승인 2021.04.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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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장

꽃가루 알레르기란 꽃가루가 항원(알레르겐)으로 작용해서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화분병, 혹은 화분증이라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화려한 꽃이 피거나 열매가 달리지 않는, 향기도 없는 아주 평범한 나무, 잔디, 잡초 등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증상은 감기와 매우 유사한데 원인 꽃가루에 노출되면 눈이 가렵거나, 붓고, 충혈되면서, 이물감이 생기는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비염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두 가지가 같이 올 수도 있다. 천식이 있는 사람일 경우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며 봄만 되면 재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꽃가루가 심한 봄철에 눈이 가렵고,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과 충혈이 동반된다.

이러한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 물질인 꽃가루 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예방수칙을 지키고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인 봄(3~6월), 가을철(8~10월)에는 외출 전 기상청의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확인해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꼭 외출해야 할 경우는 모자, 안경, 마스크 등을 착용하도록 하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창문을 닫고 가능하면 공기청정기로 실내 공기를 청결하게 유지한다. 창문이나 문을 여닫을 때 실내로 꽃가루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실내의 꽃가루를 없애기 위해서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닦아내도록 한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빨래를 밖에 널지 말고 집안에서 말리거나 건조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밖에서 돌아오면 현관 앞에서 바로 옷에 붙은 꽃가루를 털고, 손을 씻고 세수를 하도록 한다. 취침 전에는 샤워해 침구류에 꽃가루가 묻지 않도록 한다. 또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가 기상청 날씨누리를 통해 공개되고 있으니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예보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는 대기 중 꽃가루 농도 변화에 영향을 주는 기상요소(기온, 강수, 풍속 등)에 따른 꽃가루 농도와 농도별 알레르기 발현 가능성을 지수화한 것으로, 4~6월에는 수목류(참나무, 소나무) 꽃가루를, 8월~10월에는 잡초류 꽃가루의 위험지수와 단계별 대응 요령을 제공한다.

환경부 지정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에서는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울산지역 초등학교 학생에서 대기중 꽃가루 비산 수준과 흡입 알레르겐 감작률과의 관련성’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울산지역의 대기중 꽃가루 농도는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환삼덩굴 순으로 주로 수목류가 높았고, 수목류 꽃가루는 3월부터 6월까지, 잡초류 꽃가루는 8월부터 10월까지 많이 날렸다. 초등학생에서의 흡입 알레르겐 감작률은 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 수목류 꽃가루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작나무는 대기중 꽃가루 비산 수준은 낮지만, 알레르겐 감작률은 수목류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것은 알레르기 항원성(allergenicity)이 매우 높아 감작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소나무를 제외한 수목류 꽃가루(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의 감작률은 연도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주요 수목류 꽃가루의 대기중 농도와 감작률은 서로 연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울산지역에서는 수목류 꽃가루 농도가 높았고, 수목류 감작률도 높았으며,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증가는 꽃가루 감작률과 연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봄철에 많이 날리는 수목류 꽃가루인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에 대해 지속적인 주의 및 관리가 필요하다. 울산지역의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날씨와 같이 꽃가루 예보를 강화하고, 추후 도시조경 사업에서 수종 선택 시 수목 꽃가루의 항원성을 고려해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근본적인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 예방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꽃가루의 지역적·계절적 분포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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