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값 잇단 인상에 식당 자영업자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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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값 잇단 인상에 식당 자영업자들 비명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5.1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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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계란·쌀값 등 상승에 이어

일회용 용기·배달가격까지 올라

코로나 확산에 손님도 줄었는데

음식값 올리면 손님 더줄까 걱정
▲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 치킨 등 외식 물가가 일제히 올랐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울산 중구에 위치한 분식집. 김밥 한 줄 3000원, 떡볶이 1인분 3500원에 팔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식자재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가격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0대 점주 A씨는 “더는 버티기 힘들어 조만간 전체 메뉴 가격을 500원씩 인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치킨집. 지난주에 일반유를 3만5000원에 구입했는데 오늘은 3만8000원을 줬다. 닭고기값도 올랐는데 식용유 가격까지 오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B씨는 “포장 치킨은 국내산 생닭 11호를 1만2000원에 판매한다. 마진이 거의 없다. 지난주 배달어플에서 배달팁 1000원을 올렸더니 매출이 뚝 떨어졌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작은 돈에도 예민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식재료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코로나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식재료값 인상분을 음식값에 반영하자니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고, 그냥 두자니 재료 가격 인상률을 버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내 대형마트의 국산 삼겹살(100g) 가격이 5월 들어 259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2190원)과 비교하면 18.2% 비싸졌다. 쌀값(20㎏ 기준)은 5만9900원으로 전년동월(4만9900원) 대비 20%나 뛰었다.

또 울산 신정시장 내 대파(1㎏) 평균가격은 4750원으로 한달 전(5245원) 과 비교하면 소폭 떨어졌지만 1년 전(2832원)이나 평년(2467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음식에 주요재료가 되는 고춧가루(1kg)는 5월들어 3만8600원까지 올랐다. 전년동월(2만8000원) 대비 37.8%나 뛴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도 결국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는 “안 오른게 없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일회용 음식용기, 배달비까지 올랐다. 가게 매출 빼고 다 올랐다” “가격 인상을 결정했는데 손님들에게 어떻게 공지해야 하나 고민이다” “원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서 다들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글이 쏟아진다.

최근들어 울산지역 내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당일 고객 수를 예상하기 어렵게 된 점도 자영업자들을 곤욕스럽게 한다.

울산 중구에서 일본요리 음식점 운영자는 “요즘은 하루 손님 수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손님 수가 갑자기 줄기도 하는데 그런 날엔 기껏 준비해 둔 비싼 재료를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가격 인상에 이어 일회용 음식 용기, 배달·택배 가격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른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식자재, 포장 용기 관계사 배민상회는 지난달 말부터 일부 배달 비품에 대해 10% 안팎의 인상을 단행했다. 배민상회는 공지에서 “지속적인 원자재가·택배비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이 결국 서민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식비가 급등하자 소비자들은 외식을 줄이는 등 식사 패턴을 바꾸기도 한다.

결혼 3년차 장씨는 일주일에 서너번 하던 외식을 최근 밀키트로 대체했다. 외식 비용은 부담되고, 배달음식은 남편과 둘이 먹기에 양이 많기 때문이다. 장씨는 “밀키트에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주요 재료들이 모두 들어 있어 간편하고, 각각의 재료를 구입해서 요리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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