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시대, 노·사·공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결정해야
상태바
[사설]코로나시대, 노·사·공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결정해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5.20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임 노동자들의 최저생활 보장과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각각의 상황에 따라 그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금액 결정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기업활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지키기도 어려운 코로나시대에는 최저임금 결정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노와 사의 입장은 물론이고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해서 긴밀한 토론을 거쳐 합의에 의해 최적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활발한 토론은커녕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의결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출발부터 순탄치 않다. 18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위촉식 겸 2차 전원회의에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 전원이 불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공익 3자가 각각 9명씩 추천해 27명으로 구성됐다. 민주노총은 공익위원 9명의 전원 교체를 요구했으나 7명이 유임됐다는 것을 불참이유의 하나로 꼽는다. 지난 2년간 역대 최저 인상률을 주도한 공익위원들이 재위촉된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또다른 이유는 민주노총 조합원 수가 한국노총을 앞질렀음에도 한국노총 위원 5명, 민주노총 위원 4명으로 배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제1노총 지위다툼의 연장선이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입장에선 위원 구성이 마뜩찮을 수 있다. 하지만 공익위원 구성을 민주노총의 입맛대로 좌우할 수는 없다. 양대노총의 위원 배분 문제도 노총간에 정당한 합의가 전제돼야 할 일이다. 위원 구성을 되돌리기도 이미 늦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제12대 위원장으로 박준식 한림대 교수의 연임을 확정했고 예정대로 위촉식과 회의를 진행했다.

2017년 6470원 하던 최저임금은 올해 8720원이 됐다. 인상률은 2017년 16.4%에서 2018년 10.9%, 2019년 2.87%, 2020년 1.5%로 하향곡선이다. 근로자위원측은 문재인정부 들어 평균인상률이 7.7%라며 박근혜 정부 7.4%와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5.3%(9180원) 이상 올려야 박근혜정부 수준을 넘어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6~2020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9.2%로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면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심각한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3자의 치열한 토론에 의한 합의 없이는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어려우므로 민주노총의 위원회 복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축제 줄잇는 울산…가정의 달 5월 가족단위 체험행사 다채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