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비대면 시기 청소년 진로정체감 형성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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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비대면 시기 청소년 진로정체감 형성의 중요성
  • 경상일보
  • 승인 2021.05.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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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미 울산심리상담연구소장 울산시교육청 진로교육협의회 위원

청소년 시기는 다양한 경험과 자극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관, 흥미, 성향, 적성 등에 대해 탐색하고 자아를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다. 적절한 시기에 형성되지 않은 자아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시기에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한 충분한 탐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청소년기를 지나 대학생 혹은 그 이후가 되었을 때 개인적 수준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준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 놓여있는 한국 청소년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며 보낸다. 이에 자신의 자아를 탐색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은 한국 청소년들은 대학 입학 전 성숙한 진로정체감을 갖추는데 실패한다. 또 많은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여전히 진로를 탐색하면서 혼란스러워하고 방황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진학하고자 하는 전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전공에 대한 이해도 보다 본인의 성적 수준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사회 비교 환경에 의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 사교육은 많은 학생들이 자기조절 학습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짐머만에 따르면 자기조절 학습능력이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습 방향을 계획하고 학습에 효과적인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학업적 성취를 이루는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자기조절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일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들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지 활동을 하게 되고, 이는 더 나아가 학생의 자아 형성 및 진로정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도적으로 학습 상황을 통제하거나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학생들은 자기조절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학습 습관 형성을 어렵게 하고 학생이 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감을 낮게 인식하게 한다.

낮은 자기조절 학습능력과 진로정체감은 학생들의 학업동기 수준에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이들이 단기적 그리고 단기적인 성취에 대한 통제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습과정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지금 아이들의 높은 학습 동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으며 이는 최근 미국심리학회의 연구를 통해서도 언급되었다.

비대면 수업 이후 청소년들의 도전적인 학습과제를 선택하고자 하는 동기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대면 수업 시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에서도 거듭 강조하였지만 학생들의 동기 수준은 교사 및 학부모의 교육 태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교사 및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한 가지 수준의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기보다 다양한 동기 수준을 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자기조절 학습능력과 진로정체감을 신장시킬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사회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습에 대한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 및 방법들을 통해 자녀의 내적 동기를 향상시키고 바람직한 가정교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첫째, 또래 아이들의 학습 정도와 비교하지 말고 과제의 도전 정도를 자녀의 수준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자녀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결과 중심이 아니라 노력에 따른 피드백을 늘리며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한 아이가 사회의 한 바람직한 구성원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교사, 또 사회의 각자 다른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바람직한 학부모의 역할이란 상황에 맞게 축소되기도 확대되기도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 없는 애정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아이를 신뢰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유영미 울산심리상담연구소장 울산시교육청 진로교육협의회 위원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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