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울산지역의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6% 오르며 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작황 부진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공업제품 가격이 오른 데다 농산물 가격 인상분이 재료비에 반영되며 서비스 가격까지 전반적으로 치솟았다.
2일 동남지방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울산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0(2015년=100)으로 한 해 전보다 2.6% 올랐다. 2012년 2월(3.3%)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0.5%), 2월(1.0%), 3월(1.5%)을 지나 4월(2.3%)에는 2%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2% 중후반으로 뛰었다.
특히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은 작황 부진과 AI 여파에 13.6% 오르며 지난해 8월(11.4%) 이후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19.2%, 축산물 8.8%, 수산물은 6.4%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의 주요 등락 품목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 파(127.8%), 마늘(49.6%), 고춧가루(42.3%), 달걀(40.0%), 갈치(33.0%), 고등어(15.2%), 참외(16.1%), 국산쇠고기(10.6%)는 올랐고, 양배추(-37.3%), 당근(-26.5%), 배추(-12.7%), 조기(-11.0%), 수박(-6.5%) 등은 줄었다.
공업제품 물가는 3.2% 올랐다. 2012년 4월(3.6%)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석유류가 지난해 코로나 충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24.1%의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반면 전기료 인하 등이 반영되며 전기·수도·가스는 5.8%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한 해 전보다 1.1% 높아졌다. 개인 서비스는 2018년 8월(2.6%) 이후 가장 높은 2.2% 상승했다. 운영비, 재료비 인상 등으로 전월(2.1%)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3%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7%, 1.1%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2012년 2월(3.6%) 이후 가장 높은 3.4% 상승했다. 이와 함께 신선식품 지수는 17.0%나 뛰었다.
한편 5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로 한해 전보다 2.6% 올랐다. 2012년 4월(2.6%) 이후 9년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2%를 상회하는 고물가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의 경우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완화될 것이고, 농·축·수산물도 햇상품 출하 및 AI 발생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면서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들어서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