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부동산 거래절벽…인테리어업계 고사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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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부동산 거래절벽…인테리어업계 고사위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6.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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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를 위해 시행한 부동산 규제 여파가 인테리어업계까지 번졌다. 스무차례에 이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서히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접촉을 우려해 거래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1155건으로 중·남구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전인 11월(4184건)과 비교하면 3.6배 넘게 감소했다. 강화된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인해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지역 내 인테리어 업체도 고사 위기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남구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단 1건의 공사밖에 진행하지 못했다. A씨는 “올해 초부터 3월까진 계약이 다 차서 더이상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그런데 4월부터 문의가 뜸해지더니 5월엔 공사 건수가 1건으로 뚝 떨어졌다. 보통 1~3월에 비해 5~6월이 한가하긴 하지만, 이 정도로 문의가 없는 적도 처음이다”고 말했다.

중·남구 지역의 경우 일시적 2주택 기준을 맞추다 보면 이사 일정을 조정하지 못해 인테리어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현재 개정된 지방세법에서는 기존에 1주택을 소유한 1가구가 조정대상지역 내에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율을 8%로 중과한다. 신·구 주택 모두 조정대상지역에 소재하는 경우 신규주택을 취득하고 1년 이내에 세대 전원이 전입해야 하고 종전 주택 처분기한도 1년으로 짧아진다.

인테리어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이 이사를 앞둔 고객이다. 수천만원의 취득세를 피하기 위해선 일시적 2주택 기준을 맞출 수밖에 없고,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인테리어 공사를 생략하거나 간단하게 손보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원자재 값 급등 또한 인테리어업계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7일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39만원을 기록했던 제재목인 러시아재(3.6m×3.0㎝×3.0㎝)는 올해 4월 57만원까지 상승했다. 불과 4개월여만에 46%나 오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원목과 제재목을 포함한 목재 가격은 매달 5~10% 정도 상승하고 있다. 대한목재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목재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주된 원인은 미국의 주택 건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는 기존에 주문했던 마루나 문이 목재 확보를 못해 늦어지면서 재고가 있는 제품들로 바꿔 시공하는 사례도 잦아졌다. 울산 가구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 물량 확보까지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목재뿐만 아니라 장판, 실리콘 등 인테리어에 필요한 대부분의 원자재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울산지역 인테리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3㎡당 5만원 하던 장판값이 현재 3.3㎡당 6만원까지 올랐고, 본드, 실리콘 등 대부분의 원자재가 30% 가량 올랐다. 워낙 가파른 속도로 원자재값이 상승하다보니, 미리 계약을 받아논 곳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과 코로나 장기화로 사실상 주택 거래가 끊기고, 부동산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관련 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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