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숙 건축가는 지난해 이 모임에서 처음으로 여성 수석부회장이 됐다. 3년 뒤 차기 회장직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건축계도 코로나 여파는 상당합니다. 경기침체 때문에 수주량이 감소한 건 물론이고, 각종 건축문화행사도 비대면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모든게 그렇겠지만 건축은 대면이 중요합니다. 만나서 직접 대화해야 건축주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생각의 차이는 현실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옵니다. 그러니 모두가 힘들지요. 일년 넘는 시간동안 회원 간 교류도 줄어들었는데, 신입회원 얼굴조차 모르는 일도 생겼습니다.”
다만,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여 이에 적응할 필요성에는 공감하게 됐다. 전시판넬과 모형 등을 직접 만들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대형 모니터 안에서 좀더 세밀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시 방법이 변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프로그램과 친해 질 수밖에 있으니, 한마디로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해마다 울산건축대전을 선보였어요. 작가 여럿이 협력하여 울산의 이슈가 된 특정지역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가 이어집니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전국의 대학생이 참여하는 울산건축대전 전시방법을 디지털화 해 준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움의 시간’이기도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자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은 정통으로 뚫는 편입니다. 이번 기회에 미뤄두었던 일들을 차곡차곡 정리했어요. 저 나름으로는 내적발전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과 관련한 온라인 전문교육을 몽땅 수강하며 공부했습니다. 그동안은 스피디하게 외부활동에 치중했는데 보폭과 속도를 줄이면서 책도 읽고, 정리도 하면서, 재출발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울산과학대 건축디자인학부 겸임교수이기도 한 그는 학생은 물론 각종 교육사업으로 인연을 튼 건축에 관심있는 시민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를 이미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그동안 가지 못한 선진지 건축탐방부터 시작하려구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건축가협회가 되어야죠. 또한 ‘건축은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시민들과 소통하며 보여주고 싶습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