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더위의 두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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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더위의 두 이름
  • 경상일보
  • 승인 2021.06.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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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6월 여름에 접어들기 무섭게 30℃를 넘어서는 한여름 더위가 극성이다. 지난 9일 충청 내륙지역으로는 비공식관측지점의 한낮기온이 35℃를 웃돌았고, 울산지역도 지난 화요일 낮 최고기온이 29.8℃를 기록하며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 했다.

‘한여름’이란 정의는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진다. 먼저 국어학적 의미로는 ‘더위가 한창인 여름’을 말한다. 하지만 기상학적인 정의로 살펴보면 기온이 30℃를 넘을 때의 여름 날씨를 말한다. 기온 자체만을 봤을 때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더위가 장마철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더위인 것 같지만 여름의 초입에서 나타나는 한여름이기에 그래도 좀 견딜만하다. 그 이유는 높지 않은 습도에 있다.

이처럼 모두가 같은 더위인 듯 싶지만, 언제 찾아오느냐, 습도가 얼마냐에 따라 느끼는 더위는 다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무더위와 불볕더위. 요즘처럼 낮 기온이 30℃ 이상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지면 불볕더위다, 가마솥더위다, 찜통더위다, 무더위다라는 등 가지각색의 더위 단어들이 등장한다. 얼핏 보면 모두 더운 정도를 나타내는 같은 말인 듯 보여도 잘 살펴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은 조금씩 다르다.

무더위는 ‘물+더위’에서 온 말로 온도와 함께 습도가 아주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말한다. 따라서 찜통더위나 가마솥 더위와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대개 장마가 끝나고 나면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는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모두 물러가면서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기단의 영향권에 놓이기 때문이다.

불볕더위는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 쬐는 날씨를 말한다. 기온은 높지만 습도는 낮은 편이어서 그늘에 숨기만 하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무더위보다는 덜 괴롭다. 같은 의미로 물기가 적다라는 의미의 ‘되다’란 말과 결합된 된더위가 그렇고, 땡볕더위 또한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일본과 중국은 65년 만에 일찍 찾아온 장마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월 이틀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리면서 우리나라도 장마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도 하지만 볕만 강한 이번 더위만 봐도 아직 장마가 시작됐다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장마는 평년 수준인 이달 24일을 전후해 시작될 전망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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