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으로….
2019년 12월, 원인 미상의 폐렴이 중국에서 발생했고, 2020년 1월20일 우리나라에도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에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서 학습한 지식으로도 코로나19를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지난 2020년 2월 대구에서 시작한 1차 대유행을 시작으로, 현재는 전국적으로 4차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잘못을 지적하고 책임 추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나라건 사상 초유의 팬데믹 감염병을 겪으면서 무수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을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실수와 시행착오를 통해서 획득한 지식을 토대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난 1년간 우리는 K방역, 방역 모범국이라고 자화자찬했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현재 4차 대유행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물론 OECD 국가 대비 코로나19 유행 크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성과가 좋은 국가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4차 대유행의 급속한 확산과 부실 대응으로 인해, 감염 확산 정도가 위험한 국가로 분류되고, 유행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된 국가로 지적된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이듯 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을 냉철하게 알아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정치도, 경제도 모르는 냉정한 적이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자신을 위협하는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변이 형태로도 대응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냉정한 상대이다.
이러한 냉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 철저히 냉정하고, 근거에 기반한 과학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하면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 돼버렸고, 바이러스의 종식보다는 토착화되어 매년 계절 독감과 더불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면서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현재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임상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며, 기대가 많은 만큼 걱정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감염병 유행에서 흔히 반복되는데 백신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잘못된 정보가 난무하지 않고 불안과 불신이 종식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의료 전문가들과의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민 전체가 얻는 이득이 훨씬 많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아울러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전문가들과 상의해 인과 관계 검증으로 최대한 위험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줄어야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
국가는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만 보상한다는 행정 편의적인 입장을 버리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되면 즉시 충분한 치료를 먼저 받을 수 있게 하고, 아울러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국민도 국가를 신뢰하고 안심하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창규 울산시의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