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아파트 시장이 ‘매매=거래절벽’ ‘전세=초강세’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 수급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반면 전세 수급심리는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마디로 치솟는 매도호가에 매수할 사람이 없어 아파트 매물이 가득 쌓여 있는 상황이지만, 전세물건은 갈수록 귀해지면서 치솟은 보증금에 세입자는 ‘울며 겨자먹기’식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주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1.9로 세종(85.7)을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가격이 내리지 않고, 매물이 수북하게 쌓이면서 매수심리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수급 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해 12월 130까지 치솟았으나,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90선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6월 첫째주 전국 평균 매매수급 지수는 108.7로 서울(107.8), 인천(112.5), 부산(106.1), 대전(111.5), 광주(106.2), 경기(116.3) 등 대부분의 대도시들이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6월 첫째주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1.8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공급 부족이 심각한 모습이다. 전국 평균 전세수급지수는 108.4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세물건이 부족해지면서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9월 넷째주 이후 90주 연속으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차법은 전세난 악화의 촉매제가 됐고, 되레 임차인에게 고통과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세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고 집주인 우위가 꺾이기는커녕 더 공고해졌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수급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차법까지 시행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악화됐다. 공급 확대도, 수요 감소도 요원하기에 전세난은 당분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