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남산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낮은 산이다. 산의 남쪽은 아파트가 밀집된 옥동으로 울산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주거지역이다. 산정상으로 향한 개발의 손길이 계속돼 거의 정상부근까지 아파트가 솟았다. 북쪽은 삼호택지개발지구로 다가구주택들이 대거 건립되면서 좁은 도로와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선호도가 낮은 주택지다. 남산의 동쪽 사면에도 단독주택과 아파트, 공공시설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다. 서쪽은 과학관과 보건환경연구원 학교 등의 공공시설들이 주로 자리하고 있다.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려는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인근에 시영아파트도 자리하고 있다. 울산의 허파나 다름없는 남산이 야금야금 개발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남산은 남구 신정동과 옥동 삼호동에 걸쳐 있는 야산이다.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은월봉과 삼호산 등 2곳에 불과하지만 ‘남산 12봉’이라 할만큼 태화강을 따라 길게 드러누웠다. 12개의 봉우리가 모두 120m 안팎이다. 태화강 북쪽 원도심의 남쪽에 자리해 남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도시가 태화강의 남쪽으로 확장되면서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도시숲’이 됐다. 대규모 국가공단을 지척에 두고 살고 있는 울산시민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도시의 허파’다.
환경단체가 이렇게 소중한 남산자락을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환경운동연합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로터리부터 옥동공원묘지, 울산대공원, 선암호수공원, 구 야음근린공원 부지, 돋질산 등으로 이어지며 공해차단 녹지 기능을 하는 자연녹지 띠의 한 부분”이라면서 “국가공단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막아주며 울산시민의 건강권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울산은 도시면적이 넓지만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가용토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도심 밀집도가 매우 높다. 남산처럼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산은 도시숲으로서 제 기능을 온전히 다할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 개발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정원으로 가꾸되, 외곽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도시확장을 해나가야 한다. 남산의 중요성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